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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서울 10년 진보교육감… 유보통합·디지털교과서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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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서울 교육을 이끌어 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대법원 판결로 교육감직을 상실하면서 산적한 교육정책 추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조 교육감의 직 상실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진보 성향 교육감이 8명으로 줄어 '진보교육감 전성시대'가 저물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오는 10월 16일 실시된다.
성공회대 교수 출신인 조 교육감은 1994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시민단체 참여연대를 설립한 대표적 진보학자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2008년) 이후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유력 보수 후보였던 고승덕 변호사를 꺾고 당선된 뒤 2018년과 2022년 내리 연임하며 '첫 3선 서울시교육감'이 됐다.
재임 기간 교육 불평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2014년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시작으로 2022년 고등학교에도 무상급식을 도입했다. 고교 무상교육, 초중고 입학지원금 신설 등을 통해 학부모 부담도 덜어 줬다. 서울나래학교(2019년), 서울서진학교(2020년), 서울동진학교(2027년 예정), 서울성진학교(2029년 예정) 등 특수학교 설립에도 앞장섰다.
혁신적인 교육도 추구했다. '공교육 정상화 모델'로 시도한 서울형 혁신학교는 조 교육감이 취임한 2014년 68개에서 지난해 253개로 늘었다. 2012년 제정된 서울학생인권조례를 활용해 교복과 두발 자유화 공론화, 학생 체벌금지 정착 등도 추진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등은 논란의 불씨만 남겼다. 조 교육감이 자사고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자 해당 학교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2021년 시교육청은 모두 패소했다.
'조희연표' 교육정책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조 교육감은 3기 역점 사업으로 '국토인생(국제공동수업·토론교육·인공지능교육·생태전환교육)'을 추진했다.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디벗)이나 서울 학생이 농촌에서 생활해 보는 농촌유학, 탄소 배출을 줄이는 탄소 제로 학교 등도 추진 동력이 위축될 수 있다.
정부 정책인 유보통합(영유아 보육·교육 통합)과 늘봄학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교육 현안 대처 능력 저하도 우려된다. 교육감 공석으로 재원 마련, 법 개정 등 중앙 정부와 시교육청이 조율해야 하는 현안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시교육청은 차기 교육감이 선출될 때까지 설세훈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보궐선거에 출마할 보수 진영 후보로는 2022년 지방선거에 나왔던 박선영·조전혁 전 국회의원과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이 유력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 부총리는 지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진보 진영에서는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가톨릭대 교수), 김경범 서울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른다.
후보 단일화 여부도 관건이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은 보수 진영이, 경기는 진보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조 교육감과 임태희 경기교육감에게 자리를 내줬다. 보궐선거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데다 유력 후보가 없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기 서울시교육감에 따라 교육계 지형도 달라질 전망이다. 조 교육감의 직 상실로 전국 교육감의 진보 대 보수 구도는 8 대 8 동률이 됐다. 2018년 선거 당시 진보 교육감이 14명 배출되며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2022년 선거에서는 9 대 8로 좁혀졌다. 한 교육계 인사는 "보수 교육감들이 늘어나면서 무상교육이나 학생인권조례 등 교육 복지보다는 학력 신장이 강조되는 분위기"라며 "누가 차기 서울시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은 다음 달 25일까지 진행된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차기 교육감은 당선 직후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조 교육감의 남은 임기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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