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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취임 후 첫 방중'... 미중갈등 이완에 라이칭더 첫 해외 순방도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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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미국을 경유'해 중남미 순방에 나서려 했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 참모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8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이완되는 미중 갈등 상황을 라이 총통의 미국 경유 이벤트가 흐트러뜨릴 것이라는 미국 측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만 연합보는 26일(현지시간) "라이 총통이 취임 뒤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11월 미국 대선 일정 때문에 잠정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대만 독립·친(親)미국' 성향인 라이 총통은 당초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중남미 지역 수교국인 파라과이와 과테말라 순방에 나설 계획이었다. 순방 계획의 핵심은 '미국 경유' 성사 여부였다. 형식적으로는 경유지만 사실상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미국·대만 간 외교 교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격한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대목이었다.
결국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 변수를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로선 라이 총통의 미국 환승에 따른 미중 갈등 격화를 바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만은 라이 총통의 중남미 순방을 미국 대선 이후로 미루거나, 미국 경유가 불필요한 다른 우방국 방문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실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7일 사흘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 미중 갈등 완화에 나섰다.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 기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을 만나 대만·남중국해·북한·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방안 등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의 중국 방문은 2021년 이 자리를 맡은 후 이번이 처음이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선 2016년 수전 라이스 당시 보좌관의 방중 이후 8년 만이다.
미중 양국은 설리번 보좌관의 방중 기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방문' 가능성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리번과 왕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내년 1월 퇴임 전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마지막 회담 가능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오는 11월 (브라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는 등 두 정상 간 만남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APEC 계기 정상회담이 마지막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리번 보좌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중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5차례나 미국을 찾았다. 반면 2021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 번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다만 11월 대선을 앞둔 터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반중 여론을 감안해 방중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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