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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세상에 필요한 사람"... 봉사하며 성장한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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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인간관계 문제로 수차례 입사와 퇴사를 반복한 도세희(27)씨는 1년 6개월가량 쉬며 "스스로 도태됐다"고 낙담하던 얼마 전 뜻밖의 꿈을 찾았다. 서울시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청년들에게 해외봉사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 해외봉사단'에 도전한 게 계기가 됐다. 한 달간 인도네시아에서 봉사하고 돌아온 그는 "사람에 치이고 상처받아 '다시 사회에 복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까지 했는데, 봉사하면서 '나도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며 "자신을 바라보기가 힘들었던 제가 어느 순간 웃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자신의 적성을 재발견한 그는 사회복지사나 심리상담사를 꿈꾸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도씨를 비롯해 최근 한 달(7월 8일~8월 6일)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욕야카르타에서 봉사하며 동고동락했던 '서울시 청년 해외봉사단' 2기 단원 62명이 26일 서울 종로구 YMCA에 모였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직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청년부터 자원봉사 우수자까지 다양한 이들이 봉사단에 참여했다. 항공·숙박비 등 비용 일체를 시가 지원(예산 총 6억 원)해줘 5.2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이들은 인도네시아 빈민 마을을 찾아 도서관 건축, 보건 위생·재난 대피 교육에 힘을 보탰다.
해단식에서는 참가자들이 소회를 발표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김중욱(26)씨는 '어린 시절 예쁜 꿈을 되찾자'는 내용의 동방신기의 '풍선'을 단원 다 같이 부를 것을 제안하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의 존재도 알게 됐고, 서로에게 힘이 돼 준다면 못 할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학교 입학 직전 친오빠가 세상을 떠난 장모(22)씨는 영상을 통해 "어린 나이에도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불안감에 매 순간 조급하게 살았는데, 여유로운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어울리며 현재를 즐기고 흘러가는 대로 사는 법을 배웠다"며 웃었다.
국내 봉사는 많이 했지만 해외 봉사는 처음이었던 김미정(25)씨는 "화산재가 묻은 책을 읽는 아이들을 보면서 얘네가 깨끗한 책을 읽고, 깨끗한 옷을 입게 도와줘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다"며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대학생 김연경(22)씨는 "학교 팀 프로젝트를 할 때 무시당하거나 갈등이 생길까 봐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는 성향 탓에 자존감이 떨어졌다"며 "봉사단에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내 이야길 들어주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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