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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형석 단독 입찰 '4개월 2억' 연구 용역...'이승만 연구·보수학자' 대거 참여

입력
2024.08.27 15:00
수정
2024.08.27 15: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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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 "절차상 문제없는 연구"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재단이 최근 마무리한 국가보훈부 연구 용역 사업에 이승만 전 대통령 업적을 연구한 인물 등 보수 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임 직전 ‘4개월에 2억 원’짜리 해당 연구 용역에 단독 입찰했다는 논란에 더해 보수 학자들의 ‘예산 나눠먹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관장이 이끌던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 재단은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연구한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재조명 및 선양 홍보 방안’ 연구 용역에 보수 학자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연구 용역에는 약 2억 원 예산이 투입됐는데, 김 관장 재단이 단독 입찰하면서 특혜 시비가 일었다.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인물연구’ 참여자 8명 중 과반이 보수 학자로 파악됐다. 야권에서는 “과거 국정교과서를 만든 인물이 여럿 포진됐다”며 연구의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다. 실제 참여자 중 두 명은 과거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이민원 역사와 미래 연구소장은 과거 ‘이승만 포럼’을 진행, ‘청년 이승만과 상투자르기’라는 주제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또 다른 참여자인 김모 교수 역시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이 전 대통령 관련 학술회의에 참석한 인물이다.

대학 총장을 맡았던 또 다른 참여 학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 출신이었다. 2011년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이 참여한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에 참여한 바 있다. 언론인 출신 연구학자 이모씨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보훈부는 그러나 “절차상 문제가 없는 사업이며, 연구자 선정은 재단 몫으로 보훈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임명 직후부터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에 휩싸였던 김 관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장 자격으로 1945년 광복됐다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유동수 민주당 의원 질문에 “관장 자격으로 얘기를 하라면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유 의원이 ‘예스(yes)도 아니고 노(no)도 아니란 말인가’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편향적인 사고를 가진 참여자들의 연구결과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연구 참여자의 선정과정과 기준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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