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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민주당에 낀 한동훈, 의정갈등 중재 역할 해낼까

입력
2024.08.26 2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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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민 건강은 절대적 가치" 강조
전공의 대표 비공개 면담 행보 나서
장동혁 "중재 공간 없다" 부정적 전망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갈등의 중재자 역할에 시동을 걸었다. 당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29일 예고한 총파업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의대 정원 문제가 장기화되는 동안 대통령실과 뾰족한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대 야당에 입법 주도권까지 내준 처지라 여당에 기대할 것이 많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정 갈등 장기화와 관련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절대적 가치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우려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당도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더 노력하겠다"며 "그 과정이 공개될 경우 오히려 실용적인 결과를 내는 데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하지만 심각성을 인식하고, 우선순위를 두고 제안 드리고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대표 만난 韓… 타협점은 못 찾아

실제 한 대표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20일 비공개로 만나 의정 갈등 해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이 여당의 수장인 한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이 사태에 나서서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타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지난 총선을 앞둔 3월 24일에도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대표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단과 만나 정부의 행정처분 잠정 보류를 얻어냈지만 근본적 해법을 찾지 못했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예고로 다시 고조되고 있는 의정 갈등 상황에서도 여당의 입지는 좁다. 실제 친한동훈(친한)계 핵심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일방은 우리 요구를 다 들어달라고 하고, 한쪽에선 어떤 것도 들을 수 없다고 한다면 중재 역할을 하고 싶어도 공간이 안 생긴다"며 "정부 측에서도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가지고 해야 (협상의) 룸도 생기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원만하다고 보기 어려운 당정관계를 의식하면서 조율을 해야 한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자칫 중재 과정에서 당정갈등으로 비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의대 증원 문제는 윤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며 "대통령실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당 차원의 해결책을 찾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위원장 등 의료계는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전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다음 달 추석 의료 현장과 관련해 응급이나 중증 의료에 차질이 없도록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얘기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국민의힘은 발등의 불이 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간호법 처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해결의 결정적 키가 될 '간호법' 처리부터 이날 전향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간호법에 주도권을 내주기 싫은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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