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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제 폐지하라"... 치솟는 경쟁률에 '불공정'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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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제도를 만들어 놓고 수십 대 일, 수백 대 일, 수천 대 일 당첨되길 기대하며 무주택 수십 년에, 다자녀 가점에, 부모 부양 가점에… 왜 이런 게 필요합니까?
회원 200만 명 부동산 커뮤니티 게시물에서
주택 청약제도를 향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공정해야 할 ‘게임의 규칙’이 너무 복잡하고 자주 바뀐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약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기보다 불공정한 결과를 정당화하는 방편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후, 당첨자 조사를 요구하는 민원이 잇달아 제기됐다. 온라인에 공개된 11건을 살펴보면 당첨자 가점 최저점이 너무 높으니 위장전입을 조사하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한 민원인은 4인 가족이 15년간 무주택자로 지냈는데 좌절감만 얻었다고 토로했다. 이 아파트는 292호 모집에 13만 명이 몰려 모든 주택형에서 당첨자 평균 가점이 70점을 넘었다. 7인 가족이 15년간 무주택자여야 가능한 만점 통장(84점)도 최소 3개가 나왔다.
회원이 200만 명이 넘는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집단행동을 촉구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청약 경쟁률이 높은 아파트에 대한 부정청약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디에이치 방배’ 등 앞으로 예정된 청약도 조사를 요구했다. 청약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글도 있다.
청약제도는 1977년 탄생했다. 부동산 경기가 들끓자 2000년대부터 무주택자 몫을 늘렸고 2007년 가점제가 도입됐다. 현재 민영주택 청약 1순위는 무주택 기간(32점) 부양 가족 수(35점) 등에 점수를 매겨 당첨자를 먼저 선정한다. 공공주택은 일정한 순위에 따라 우선 공급하고 남은 주택은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문제는 청약제도가 ‘누더기’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두꺼운 책을 출간했을 정도다. 이마저 몇 개월만 지나면 틀린 내용이 된다. 최근에는 출산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을 늘려 나머지 수요자의 불만이 커졌다. 정부는 6월에도 민간분양 특별공급 물량 중 신생아 가구 몫을 20%에서 35%로 늘리고 공공분양 일반공급 물량 50%를 활용해 신생아 가구에 주택을 우선 공급한다고 밝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청약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닌데 출산 가구에 혜택을 몰아주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4인 가족이 70점을 얻기도 어렵다”며 “현 청약제도는 위장전입을 조장한다”고 덧붙였다. 공급량의 절반은 특별공급, 나머지 절반은 100% 추첨제 일반공급으로 제도를 단순화하자는 주장이 이어졌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는 특별공급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먼저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빈 땅이 많았던 시절에는 기업의 이익을 깎아 무주택 서민에게 넘겨주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해됐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분상제와 청약제도가 맞물려 이른바 ‘줍줍’ 열풍이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은 “그마저 분양가가 10억 원이 넘는다면 시세 차익을 얻는 사람을 서민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다만 무주택 서민을 배려하는 정책 취지는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정책 취지를 살리되 결국 서울 수요를 수도권 등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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