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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 내리고, 임금 오르고... 민간 소비 회복 빨라진다"

입력
2024.08.23 15:30
수정
2024.08.23 16: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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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민간소비 흐름 평가' 보고서
물가·금리·소득개선 지연에 소비 발목
"수출-내수 격차 줄 것... 고령화 등 변수"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임금이 늘고, 물가 상승이 둔화하면서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한국은행 전망이 나왔다. 다만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3일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그간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된 이유 △높은 물가 수준과 △고금리로 인한 원리금 상환부담 △소득개선 지연 등을 꼽았다. 물가의 경우 생활물가의 코로나19 이후(2021년 이후) 누적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고령층과 저소득가구 등 취약계층에서 구매력이 특히 더 위축됐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원리금 상환 부담은 ‘금리상승 손해층’을 중심으로 소비여력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주로 부채 수준이 높은 30~40대, 소득 중상층, 소비수준 상위층 가구가 해당된다. 기업실적과 자영업자 업황 부진도 민간소비 회복을 더디게 했다. 지난해 대기업 실적 부진이 올해 초 특별급여 감소로 이어지면서 가계 실질 노동 소득이 소폭 증가에 그쳤고, 자영업자 가계 소득 역시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도 소비 회복을 구조적으로 늦추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최근 60세 이상 고령층의 소비성향이 노후 대비 부족으로 크게 하락했는데, 전체 인구 대비 60세 이상 비중이 늘면서 경제 전반의 소비성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 등 15세 미만 유소년과 밀접한 부문 소비가 줄어드는 건 저출산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비를 억누른 요인 중 물가와 소득, 금리 여건은 점점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하반기 이후 기업실적 개선에 힘입은 명목임금 상승률 확대, 물가 둔화 진전 등으로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개선돼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1.3%에서 4~5월 3.8%까지 회복된 명목임금 상승률이 하반기엔 더 크게 좋아지고, 1인당 실질임금(1인당 명목임금/소비자물가) 증가율도 2분기 이후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여건 완화(금리 인하)와 함께 정보기술(IT) 기기 등 내구재 교체 시기가 점차 도래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문제는 인구구조와 자영업 업황이다. 보고서는 “향후 우리 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 소비가 회복하면서 수출과 내수 간 격차가 축소돼 보다 균형 있는 성장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적 요인과 자영업자 업황 부진은 소비 회복 속도를 다소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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