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다, 매수해" 주가 띄우려 3000만건 문자폭탄 쏜 리딩방 일당 재판행

檢, 타인 명의 유심 전달한 혐의도 적용

게티이미지뱅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근거 없는 내용의 스팸 문자를 수천만 건 이상 살포, 주가를 띄워 부당 이익을 취한 주식 리딩방(종목 추천방) 업체 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김수홍)는 전날 불법적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사 A사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 포함된 문자메시지 약 3,000만 건을 전송한 리딩방 운영업체 대표 박모(30)씨와 운영팀장 정모(31)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각각 구속과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 A사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근거 없는 호재성 풍문이 포함된 스팸 문자메시지 약 3,000만 건을 불특정 다수에 대량 살포했다. 이로 인해 당시 A사 주식 거래량은 약 5배 증가했고, 리딩방 업체 일당은 18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포 유심업자를 통해 전달받은 타인 명의 유심을 이용한 사실도 검찰의 보완 수사로 드러나 이들에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도 더해졌다.

A사는 스팸 메시지로 대량의 매수세가 유입된 직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이로 인한 피해만 시가총액 1,6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스팸 문자를 통한 주가 부양을 계획하고 주도한 주범 김모씨는 현재 해외 도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를 포함한 다른 공범들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