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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등바등 모아도 못 사요"…고분양가에 청약통장 해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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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경쟁도 치열한데 분양가가 높아 당첨돼도 그림의 떡입니다."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토로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최근 청약통장 혜택을 넓히는 조치를 단행했지만 도리어 '청약통장 무용론'은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총 2,548만9,863명이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한 달 새 1만6,526명, 1년 전과 비교하면 34만7,430명 각각 감소했다. 1순위 가입자는 1,668만여 명으로 1년 전보다 47만여 명이나 줄었다. 2022년 11월(1,760만4,331명)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공공(국민)이나 민간(민영)이 짓는 새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1순위 자격을 갖춰야 한다. 민영주택 기준으로 ①가입기간 1년(서울·수도권)·2년(투기·청약과열지역) ②지역별 예치금액(전용 85㎡ 이하 300만 원) 두 가지를 만족하면 된다. 어렵게 청약 자격을 갖추고도 청약 포기 행렬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게 최근의 추세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최근 중장년층인 4050 사이에선 '청약통장의 배신'이란 말이 나올 만큼 불만이 쇄도한다. 정부가 청년층을 위한다며 특별공급과 무작위 추첨제 물량을 대폭 늘린 탓에 가점제 물량이 크게 줄어 '가점 인플레이션'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방배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650가구에 달하지만, 가점 물량은 420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230가구는 무작위 추첨 물량이다.
이렇다 보니 가점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최근 로또 분양으로 관심을 끈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만점자(84점)가 3명이나 나왔고, 전 평형 평균 가점도 70점을 웃돈다. 69점은 4인 가구 만점통장, 79점은 6인 가구 만점통장 점수다. 본인이 특별공급 대상도 아니고 가점 경쟁에서 밀린다면 굳이 청약통장을 갖고 있을 바에야 이를 해지해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는 셈이다.
고분양가 기조도 청약통장 무용론에 힘을 싣는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401만7,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3,192만 원)보다 37.6% 급등했다. 당첨돼도 분양가를 감당하기 쉽지 않아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비아파트 범위를 확대(수도권 공시가 5억 원 이하까지)한 조치도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는 "이들까지 청약시장에 가세하면 청약경쟁률이 더 치열해져 청약 포기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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