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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눈높이 낮춘 한은 "내수 더디지만 '경기 부진'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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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연간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하지만 '경기 부진'으로 명명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가계부채·부동산 가격 안정 명목으로 13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22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내고 올해 국내 경제가 2.4%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직전 5월 전망 때는 1분기 깜짝 성장을 반영해 2.1%에서 2.5%로 상향했는데, 세 달 만에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경제가 좋아진 것에 (온화한 날씨 등) 일시적인 요인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컸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성 요소별로 보면, 수출과 건설투자를 제외하고 연간 성장률 전망이 모두 하향 조정됐다. 직전 전망과 비교해 보면, 지난해 수준(1.8%)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던 민간소비 성장률은 1.4%로 내렸다. 지난해(1.1%)보다 개선될 것으로 생각했던 설비투자도 3.5%에서 0.2%로 수정됐다. 민간소비는 가계 실질소득 개선이 지연되면서, 설비투자1는 반도체기업들이 수익성을 중시해 보수적으로 투자하면서 예상보다 위축됐다는 진단을 더했다.
다만 한은은 이번 전망 수정은 '기술적 숫자 조정'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직전 상향 조정이 과도해서 낮췄다", "잠재성장률(2%) 이상의 성장"이라며 "'경기 부진'이나 '경기가 나빠졌다'는 표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2 그러면서 기업실적 개선이 하반기 임금상승률 및 투자여력 확대로 이어지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한은이 처음 발표한 분기별 성장 전망도 3분기 0.5%, 4분기 0.6%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로 동결한 것도 '내수보다는 금융 안정에 중점을 둘 때'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내수는 금리 인하 폭(을 조정하거나), 시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는 반면, 금융 안정 면에서는 지금 들어오는 시그널(수도권 중심 부동산 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세)을 막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금통위원들이 판단했다"고 전했다. 10월 회의를 고려하면 동결 기간은 1년 9개월로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한다.
동결은 했지만 완화적 색채는 짙어졌다는 게 시장 평가3다.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른 두 명은 '부동산 대책 효과를 확인하는 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이유로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도 2.6%에서 2.5%로 낮췄고, 향후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2%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은의 성장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금리결정은 금통위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9월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내수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경제 주체의 적자가 심화해 내수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며 "10월 인하하더라도 0.25%포인트로는 내수 살리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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