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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실거래가 석 달째 1%대 상승... "8·8 대책이 관심 더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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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3개월 연속 1% 이상 상승했다. 월별 거래량도 4년 만에 1만 건에 육박했다. 정부가 서울에 미분양이 발생할 정도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잇달아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부동산을 향한 관심만 높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6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거래가 상승률은 3월(0.14%)에서 4월(0.64%)을 지나며 급격히 높아지더니 5월(1%) 6월(1.8%) 연속해 1%를 넘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실거래가격지수는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의 변동률을 반영한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5개월째 올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월별 거래량은 2월(2,653건)부터 꾸준히 올라 6월에는 7,486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거래량은 계약 신고 기간이 열흘 남았는데도 이날까지 8,304건에 달했다. 서울에서 월 거래량이 1만 건을 넘은 건 2020년 7월(1만1,170건)이 마지막이었다.
정부가 수도권 정비사업을 촉진하고 서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도 풀겠다며 ‘8·8 주택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 시세(호가)는 더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변동률 현황을 보면 이달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2% 올라 21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2018년 9월 둘째 주(0.45%) 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여름철 부동산 거래 비수기에 집값이 요동치는 배경에는 앞으로 수도권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는 2026년 입주하는 서울 아파트 물량을 7,145호로 추산한다. 올해 입주 물량(2만4,659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집계는 분양 시 입주자 모집공고를 기준으로 산출돼 후분양 단지가 빠져 있지만 애초에 최근 2, 3년 전에 분양한 사업장이 적었다고 부동산R114는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장 반응에 일일이 반응해 부동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8·8 주택공급 대책은 이번 정부가 내놓은 다섯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처럼 굵직한 협의뿐 아니라 국토교통부-서울시 만남까지 연일 홍보하고 있다. ‘미래의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취지는 좋지만 역효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린벨트 해제가 대표적 사례다. 당장 해제해도 주택 입주까지 10년 안팎이 걸리는데 수요만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이 부동산 시장에 대해 민감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이전 정부의 실책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부동산으로 쏠리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기준금리 급등 영향으로 위축됐던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상황이므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반복해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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