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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못 정하고 생중계로 기싸움만… 한동훈-이재명 회담 실무 협의 이틀째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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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예정된 여야 대표회담이 시작도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실무 협의도 이뤄지기 전에 생중계 등 본질과 동떨어진 공방에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면서다. 극한 대치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여야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이틀째 실무협상을 하지 못했다. 대신 생중계 논란만 이어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 생중계 제안'에 민주당이 불쾌감을 드러낸 데 대해 "국민이 여야 대표가 대화하는 것을 보는 게 불쾌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논의 과정, 사안들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보는 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전날 양당 대표 간 양자회담 생중계를 제안하자 민주당이 반발했지만, 한 대표가 재차 생중계 필요성을 확인한 것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상습적인 말 바꾸기가 국민 앞에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면 (생중계를) 마다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표는 '공개 정책 대화'를 요구하며 '국민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비공개로 만나 노력하는 척하는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며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 대표가 권한이 없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생중계를 주장한다고 반격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사실상 여야 대표 회담 성과를 낼 아무런 권한도 없는 무력한 대표라는 걸 감추기 위해 '대국민 보여주기식 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공격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토론과 회담을 구별하지 못하는 행위"라며 "중요한 것은 회담 전에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안건을 좁히는 것"이라고 했다.
회담 형식과 의제를 둘러싼 논의에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양당은 장외 공방에만 치중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이 의제로 제안할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상병 특별검사법 등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갖고 회담에 응해달라"고 한 대표를 재차 압박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여야 당대표 회담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불쾌' 운운 말고 진지하게 논의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표회담을 앞두고 신경전만 고조되자, 여야 내부에서는 불발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제안에 일단 한 대표가 수용을 했지만, 민생 현안 해결보다 정쟁에 민주당이 자꾸 집착하면 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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