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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경제를 위한 한국형 '기술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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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페이스X가 바다 위 작은 배에 로켓을 착륙시키는 모습을 처음 공개했을 때 전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로켓 재활용을 통해 우주로 가는 비용을 10분의 1 정도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를 보며 196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를 떠올렸던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두 사건 모두 인류 우주사에 기념비적 사건이지만 그 주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아폴로 프로젝트는 정부 기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주도로 이뤄진 반면 로켓 재활용은 민간 기업 주도로 진행됐다. 이제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 기업들이 우주산업을 이끌고 있다. 바야흐로 '뉴 스페이스' 시대다.
우리나라도 민간 기업이 우주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기업들의 연구개발 능력이 향상되면서 국가 우주사업일지라도 경제성에 집중하는 기업이 주도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 연구개발에는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충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기업에 연구개발 결과물에 대한 권리를 부여해 이를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본래 지식재산권은 기술을 발명한 자가 갖는 게 기본 원칙이다. 기존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서는 정부가 연구개발을 주도하던 관례에 따라 그 결과물에 대한 권리가 정부에 귀속되도록 예외를 뒀다. 이후 해당 규정이 폐지되면서 2021년부터 새롭게 시행된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서는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한 당사자가 성과를 소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연구과제를 기업이 수행했다면 해당 기업이 결과물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우주 선진국인 미국도 지식재산권에 대해 이 같은 소유권 구조를 갖고 있다. 나사와 기업 간 계약에서는 개발 당사자가 결과물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고, 공동개발의 경우에는 그 권리를 공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심지어 나사는 민간 기업의 원활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제한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뉴 스페이스'를 상징하는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민간 주도 개발로 우주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에 참여한 기업에 결과물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최근 발사체 개발사업 결과물의 지식재산권을 두고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 간에 다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런 갈등은 우주산업을 두고 세계 각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할 뿐이다. 하루속히 불필요한 분쟁이 해결돼 우리나라도 '뉴 스페이스'의 시대에 발맞춰 나아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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