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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마다 원소가 있었다" 가장 작은 단위로 읽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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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Au), 구리(Cu), 규소(Si), 탄소(C), 타이타늄(Ti).'
인류의 역사를 이 다섯 원소가 결정했다는 주장이 있다. 수천만 년 동안 인류는 피로 얼룩진 야만적 '금' 약탈 시대를 지나 '구리'와 '주석'이 만나는 찬란한 청동기 시대를 열었다. 이어 '황금'이 '구리'를 만나 현대 반도체 산업을 일궜다는 것이다. 인류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고탄소 생활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앞으로 타이타늄이 선사할 미래를 꿈꾼다.
중국의 화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쑨야페이는 이런 관점으로 '5개의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를 썼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단위의 집합인 '원소'로 역사를 읽는다는 독특한 발상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중국도서평론학회 우수도서로 선정됐고, 중국 국립도서관이 최고 도서에 수여하는 '원진도서상'을 받았다.
원소는 인간의 욕망과 의지를 드러내는 역사적 매개다. 가령 예나 지금이나 귀한 대접을 받은 금은 경제 시스템과 문명의 생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금에 대한 욕망으로 유럽인들은 신대륙을 발견했고 가는 곳마다 원주민을 학살했다. 유럽보다 번성했던 잉카 제국까지 멸망시켰다. 규소는 또 어떤가. 규소로 구성된 바위는 경도와 녹는 점이 높고 침식되거나 녹지 않는다. 덕분에 인류는 벽돌로 만리장성을 쌓고 천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기를 남길 수 있었다. 규소의 출현은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는 문명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였다. 과학이 역사와 어떻게 맞물려 삶을 형성했는지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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