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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표 무시하던 이재명, 윤석열·한동훈 틈새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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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임과 동시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1기 체제에서 이 대표는 당시 국민의힘을 이끌던 당대표들을 철저하게 외면한 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만 제안했기 때문이다. 여야 간 극한 대치 상황에 성과도 불확실한 회담을 선제적으로 이 대표가 제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 내부에서는 우선 ①민생을 챙기는 수권정당 리더로서의 이미지 선점 효과를 노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무래도 1기 체제에서는 비이재명(비명)계의 견제까지 받아야 했기 때문에 당을 장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총선을 통해 확실하게 민주당을 장악한 만큼, 이제 거대야당 대표로 대선 경쟁자이면서 소수여당 대표를 압도하는 정치력을 어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20일 "여야 대표 회담을 통해 유능하고 실용적이면서 더 개방적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최근 전세사기특별법 등 일부 민생법안 처리에 접점을 찾는 것도 거대야당에 더 유리하게 비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②영수회담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대해 대통령실은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궁극적으로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통해 성과를 내야만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를 압박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영수회담 제안에 대통령실에서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했는데, 양당 대표 간 만남을 계기로 정상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영수회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끝까지 뒤로 뺄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관측했다.
③전략적으로 당정갈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난 총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한 대표 취임 직후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갈등이 이를 입증했다. 여당 내부의 갈등은 곧 이 대표의 대여 전략 구상에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당장 이 대표는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안에 대해 "책임이 정권에 있어 보이는 사안의 경우 그 정권에 선택권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실적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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