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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넘는 골드바 샀는데 배송도 환불도 감감무소식… 피해자 수백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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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9)씨는 지난 4월 결혼 30주년을 맞아 아내에게 선물할 골드바(약 1,200만 원)를 한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샀다. 골드바, 실버바 등을 주로 취급하는 업체였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도 물건은 배송되지 않았다. 환불을 신청했지만 업체는 "순서대로 (환불)해 주겠다"는 답만 반복하며 차일피일 미뤘다. A씨는 22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곳이라 믿은 내가 한심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구매자가 청약철회를 요청한 날로부터 3영업일 내로 대금을 돌려줘야 한다. 위반 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된다. 시정조치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 영업정지 등에 처해질 수 있다.
해당 업체가 환불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민원이 빗발치자 관할 지자체는 시정 권고를 22번 내리고 과태료(500만 원)를 부과했다. 센터 관계자는 "(환불을 하라는) 권고를 거의 이행하지 않고 과태료도 체납한 상태"라고 했다. 여러 차례 신고를 받은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내고 이례적으로 해당 업체 실명을 언급하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공정위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도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일부 피해자들은 거래소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①법인을 정상 운영하고 있고 ②정상 처리된 주문이 피해 주문보다 많으니 범행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업체는 오히려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경찰의 불송치 통지서 원문을 내걸고 영업을 했다. 하지만 불송치 결정 이후에도 최근 추가 고소가 들어오자 경찰은 새 고소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업체의 위법 여부에 대한 공정위 결정이 미뤄지는 사이 피해자는 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피해자 모임 카페 회원만 250여 명에 달한다. 금 10돈(410만 원 상당)을 샀다가 물건도 돈도 받지 못한 조희관(34)씨는 "소비자원 신고나 고소를 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합치면 피해 금액이 수억 원대로 불어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들은 '티메프(티몬+위메프)'와 비슷한 방식의 '돌려막기'도 의심하고 있다. 구매 순서대로 환불을 해주는 게 아니라 새 고객에게 받은 판매금으로 일부 피해금을 돌려주며 시간을 벌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김송이 디스커버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자금을 정상 융통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멀쩡한 업체인 척 환불을 보장한다면 변제 의사와 능력이 없으면서 기망하려는 사기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관련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대표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작년 말 두 차례 관련) 언론 보도가 나간 뒤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한 데다 고소·고발이 밀려들어 사업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새 투자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고 단 한 분의 고객도 손해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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