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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다시 언급한 '반국가세력'... 왜? 누구를 겨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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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그리고 선전 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반국가세력' 발언으로 이념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관련 발언을 자제했다. 하지만 최근 광복회와 불거진 건국절 추진 진위 논란을 계기로 다시 거친 발언이 도마에 오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2024년도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계기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며 '반국가세력'을 거론했다. 윤 대통령 발언은 이번 연습이 "북한의 회색지대 및 군사적 복합도발, 국가 중요시설 타격을 비롯한 다양한 위기 상황을 상정해 대응하는 통합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이날 메시지는 북한의 비이성적 도발에 빈틈없는 대비태세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무모하고 비이성적인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분쟁에서 보다시피 전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양상도 과거와는 달라졌다”며 “정규전, 비정규전, 사이버전은 물론,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언급한 '반국가세력'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간첩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논란 때도 그렇듯 윤 대통령 발언이 국정 기조에 반하는 특정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을 전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할 때 썼다. 작년 6월 한국자유총연맹 행사에서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고, 그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며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했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커지자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총선을 한 달 앞둔 3월 또다시 반국가세력을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보수 결집이 필요할 때마다 의도적으로 강경한 톤을 내세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발언이 다시 거칠어지고 있는 배경으로 ‘가짜뉴스’를 꼽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건국절 추진 및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의혹을 제기한 광복회와 마찰을 빚었고, 갈등이 절정을 이뤘던 광복절 당일 경축사를 통해 "가짜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라며 "사이비 지식인들은 가짜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해 유통하며,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당시엔 "검은 선동세력"이라는 표현을 대신 썼다. 이에 야당은 '친일 정부'라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고, 대통령실은 광복회가 주장하는 '건국절 추진'에 대해 "있지도 않은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엄정 대응할 생각"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건국절 논란과 연관 짓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오늘 (반국가세력) 말씀은 북한 위협과 관련해서 한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무회의를 극우 지지층 결집용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는 윤 대통령의 위험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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