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더 강해진 이재명의 귀환...정치복원 강조하며 尹 향해 '영수회담' 제안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더 강하고 더 일사불란해졌다. 이재명 전 대표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로 다시 선출됐다. 2022년 3·9 대선 패배 이후 연거푸 제1야당 수장 자리에 오른 것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24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당대표가 됐다.
이 대표 입지는 2년 사이 더 탄탄해졌다. 4·10 총선 압승으로 의회 권력을 틀어쥐었고, 당은 명실상부 친명(친이재명)계가 장악했다. 다만 '이재명 일극체제'는 양날의 검이다. 당장 이 대표를 옥죄는 사법리스크를 극복하고, 강성 당원에 짓눌린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도, 민생 이슈에서 '협치'로 뚜렷한 성과도 내야 한다. 2027년 대선에 재도전할 '이재명 수권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 대표는 '정치복원'을 강조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조건 없는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최종 85.40% 득표율로 당선했다. 2년 전 본인이 달성한 역대 최고 득표율(77.77%)을 깬 민주당 역사의 유례없는 기록이다.
이 대표는 이번 당대표 출사표로 '먹사니즘'을 강조해온 만큼 이날 수락연설에서도 민생과 정치복원에 방점을 찍고, 여권에 협치의 손을 내밀었다. 그는 "정치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희망을 만드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더불어 "지난 영수회담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다"며 의제나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만나자고 했다. 민주당의 요구사항을 주로 강조하던 지난 4월 회담 때와 달리, 대통령실 제안 의제가 있다면 먼저 논의하겠다고 했다.
협치의 손길은 여당으로도 향했다.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민생회복 지원금 등 시급한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여야 대표 회담을 요청했다. 의제로는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은 물론, 한 대표가 언급한 지구당 부활 문제를 제시했다. 실용주의 면모로 민생 이슈에 주도권을 쥐고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이날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 대표 또한 '재집권'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AI(인공지능)와 재생에너지 전환 등 대선 공약을 연상케 하는 비전도 여럿 제시했다. 이재명 대선 참모를 자처하는 최고위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어필했고, 행사장에 모인 1만5,000여 명 당원들은 이를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선 이재명 2기 지도부도 꾸려졌다. 최고위원으로 이 대표의 '원픽'을 받고 '이재명 대통령 집권플랜 본부장'을 자임해온 김민석 의원을 필두로,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의원(득표율 순)이 당선했다. 이들이 대부분 강성 당원들에 보조를 맞춰 정권 투쟁의 선명성을 강조해온 만큼, 향후 특검과 청문회 등 정부·여당과의 강대강 대치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권 국정농단 진상규명 결의안'을 채택하며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반면 '명팔이' 발언 등 이 대표를 겨냥해 쓴소리를 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강성 당원들에게 뭇매를 맞고 끝내 고배를 마셨다. 견제 세력이 전무해지고, '이재명 지키기'만 용납하는 다양성 실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도 외연 확장을 당부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상 축사와 김두관 전 의원 연설에 당원들의 야유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에 "거대한 불의와 민생 고통 앞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는 천지간의 먼지에 불과하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첫 인선으로 신임 비서실장에 수석대변인이었던 '친명계' 이해식 의원을, 수석대변인에 '비명계' 조승래 의원을 임명했다. 두 사람 공히 합리적인 성향의 인물로, 특히 조 의원의 발탁은 비명계를 포용하려는 탕평 인사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라"(한지아 수석대변인)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대표가 제안한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 대해서도 "민생 관련 부분은 한동훈 대표와 먼저 상의해야 하지 않나. 그 이후 영수회담으로 가는 순서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