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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가계대출 우려에... "한은, 8월까지는 금리 동결할 듯"

입력
2024.08.18 16:00
수정
2024.08.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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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은 금통위 '동결' 전망 우세
"공급대책 효과 판단할 시간 필요"
'인하 소수의견' 가능성은 무르익어
올해 성장률 전망 유지할지도 관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달까지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상황을 지켜보다 10월부터 본격적인 인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 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어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이번에도 금리 수준이 묶이면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13회 연속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지난해 7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정책금리를 동결해 왔는데, 시장은 연준이 다음 달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과제는 ‘금융 안정’이다. 지난달 회의록에서도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가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 “주택가격 상승은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소비를 제약하고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와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을 자극하고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계심이 묻어났다.

이달 상황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보름 새 4조 원 넘게 늘었고,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로 시장 안정 기대가 있지만 정책 효과에 대해 좀 더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국은행은 이달 금리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낮은 실업률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 높은 외화시장 변동성이 금리인하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후 한은이 10월과 11월 두 차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그간의 만장일치 기조를 깨고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여건은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역성장(-0.2%)을 기록하며 내수 부진이 확인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7월 2.6%)이 넉 달 연속 2%대에 머무르는 등 물가 안정 확신은 깊어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출 것이란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여건과 높은 고금리 피로감 등으로 1년 7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해 보인다는 사실도 통화당국의 부담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5월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을 2.5%로 끌어올리고, 물가 상승률을 2.6%로 유지했다. 이번엔 성장률 눈높이를 유지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내수 부진과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등을 고려해 올해나 내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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