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회의 주재 1번' 김문수, 법카 4800만 원... 경사노위 "정당한 사용"

입력
2024.08.18 16:45
수정
2024.08.18 17:18
8면
구독

노정갈등 격화에 '개점휴업' 상태였던 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 재직 중 본위원회 주재는 1번뿐
민주당 "대면 회의 딱 한 번에 급여 명목 1.2억"
"경사노위 복원 위해 한국노총 자주 만나" 반박
"세월호 걷어치우라" 발언에 유족들 사퇴 요구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재직 시절인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중앙·지역 단위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방안을 위한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관계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에 대해 경사노위 측은 "중단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한국노총 지도부 및 현장 관계자들과 다수 만남을 가졌다"며 정당한 사용이라고 반박했다. 뉴스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재직 시절인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중앙·지역 단위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방안을 위한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관계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에 대해 경사노위 측은 "중단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한국노총 지도부 및 현장 관계자들과 다수 만남을 가졌다"며 정당한 사용이라고 반박했다. 뉴스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재직 시절 22개월간 법인카드로 4,800여만 원을 지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월 평균 220만 원꼴이다. 야당이 김 후보자가 위원장 시절 본위원회 회의를 한 차례만 직접 주재한 사실을 함께 거론하며 '세금 낭비'라고 몰아붙이자,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한 정당한 사용"이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경사노위로부터 제출받은 김 후보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그는 2022년 10월 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886만8,5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김 후보자의 위원장 재직 기간은 2022년 10월 4일부터 이달 초까지 약 22개월로, 월 평균 사용 금액은 222만여 원인 셈이다. 사용처 대부분은 경사노위 사무실이 위치한 광화문 인근이나 종로·여의도 등 서울 소재 식당 등으로 확인된다.

앞서 김 후보자는 위원장 재직 시절 직접 주재한 대면 회의가 한 차례임에도 직책수당으로 1억 원 이상 수입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김문수, 경사노위원장 시절 서면회의 한 번 하고 수당 1억 챙겨") 이용우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말까지, 15개월 동안 1억1,580만 원가량을 경사노위 위원장 직책수당으로 받았다.

그런데 김 후보자 재직 기간에 경사노위에서 위원장이 직접 운영하고 주재하는 본위원회는 2022년 12월과 올해 2월, 3월 세 차례만 열렸다. 지난해는 노정갈등 격화로 경사노위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 중 올해 2월 회의만 김 후보자가 직접 주재했고, 나머지 두 건은 서면회의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전날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면회의 딱 한 번 열며 급여 명목의 수당 1억2,000만 원을 받아 간 것도 어이없는데, 법인카드까지 물 쓰듯 펑펑 썼다"고 주장했다. 이용우 의원은 "노동계 불참 등으로 정상적으로 경사노위 운영이 어려웠다면 김 후보자의 수당도 그만큼 제한적으로 지급됐어야 한다"며 '불로소득'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3차 본위원회가 열렸던 올해 2월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김문수(왼쪽 두 번째부터)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등 참석자들이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3차 본위원회가 열렸던 올해 2월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김문수(왼쪽 두 번째부터) 경사노위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등 참석자들이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경사노위 측은 "김 전 위원장은 단 한 푼의 법인카드도 부정 사용한 적 없다"며 반박했다. 지난해 노정갈등 격화로 한국노총이 5개월가량(6~11월) 경사노위에 불참하는 동안, 사회적 대화 복구를 위해 '물밑 접촉'을 하는 데 정당하게 비용을 썼다는 설명이다. 경사노위는 이날 "김 전 위원장은 중단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한국노총 지도부 및 현장 관계자들과 다수 만남을 가졌다"면서 "그 결과 한국노총의 전격적 대화 복귀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외 각종 간담회 주재, 의견 청취 과정 등에서도 정당하게 업무추진비를 썼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자의 '극우·강경 발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가 페이스북에 2019년 5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 "말도 안 되는 소요"라고 칭한 게시글을 올리거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이후인 2020년 7월 세월호 기억공간을 두고 "붉은 유산"이라며 "재미 봤으면 걷어치우라"라고 쓴 사실이 최근 고용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알려졌다. 이에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김 후보자를 향해 "세월호 참사 혐오·모독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 성명을 냈다.

최나실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