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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AI 반도체 기업 연내 뜬다...리벨리온-사피온 한 몸 완성

입력
2024.08.18 14:00
수정
2024.08.18 14: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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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사피온코리아 합병 본 계약
경영은 리벨리온, SKT는 전략적 투자자로 지원
"합병 기업 가치 1조 원 웃돌아"

유영상(왼쪽) SK텔레콤 대표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 간 합병 본 계약 체결식이 열린 리벨리온 분당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유영상(왼쪽) SK텔레콤 대표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 간 합병 본 계약 체결식이 열린 리벨리온 분당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한국의 주요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 본계약이 마무리됐다. 양측은 올해 안으로 기업가치 1조 원이 넘는 AI 반도체 합병 법인을 만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모회사 SK텔레콤은 최근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 간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하고, 연내 합병 법인을 띄울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두 회사는 앞서 6월 글로벌 시장에서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그동안 상호 실사 작업과 구체적 합병 조건 협의를 진행해 왔다.

리벨리온은 박 대표 등이 2020년 공동 창업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올해 AI 반도체 칩 '아톰'의 양산에 이어 올해 말 거대언어모델(LLM)을 지원하는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피온은 SKT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2022년 분사된 팹리스로 2023년 말 차세대 AI 반도체 'X330'을 공개했다. 당분간 두 회사의 각 AI 반도체 제품은 수요에 따라 따로 생산될 전망이다.

본계약에 따르면 합병 후 존속법인은 사피온코리아가 되지만,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를 비롯한 리벨리온 측 경영진이 합병 법인의 경영을 맡게 됨에 따라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정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기업가치 비율은 2.4 대 1이다. 신규 합병 법인의 기업가치는 1조 원을 넘어선다. 사피온의 주주인 SK텔레콤·SK하이닉스·SK스퀘어는 리벨리온 경영권을 보장하기 위해 합병 법인의 지분 3%를 매각한다.


"태동하는 NPU 시장 공략 위한 대승적 결단"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칩 '아톰'을 탑재한 '아톰 카드'(위 사진)와 사피온의 'X330'. 각 사 제공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칩 '아톰'을 탑재한 '아톰 카드'(위 사진)와 사피온의 'X330'. 각 사 제공


이번 합병 결정은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을 앞두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리벨리온과 사피온 등이 집중해 온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효율이 높다고 평가되지만 실제 시장은 막 싹을 틔우는 단계다.

두 회사는 앞으로 2년 정도를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연내 합병법인 출범까지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SKT의 경쟁 통신사 KT도 리벨리온의 주요 주주로 있지만 이번 합병에 동참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이번 계약은 한국 AI 반도체의 도약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하에 양사의 투자자와 주요 사업 파트너 등의 대승적 결단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본게임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AI 반도체 전쟁' 속에서 한국 대표의 저력을 발휘해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밝혔다.

SKT는 합병 후에도 전략적 투자자로 남아 합병 법인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이번 본 계약으로 SKT가 구축하고 있는 AI 가치 사슬 3대 영역 중 하나인 AI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AI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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