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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서울 아파트 분양가…한 달 새 또 최고가 경신

입력
2024.08.16 15:00
수정
2024.08.16 15:3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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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3㎡당 평균 분양가 4401만 원
6월 4000만 원 첫 돌파 뒤 다시 역대 최고
고분양 청약흥행 기존 주택시장도 자극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에서 민간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분양가격이 무섭게 뛰고 있다. 한 달 새 5% 넘게 뛰며 최고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고분양가 분양이 줄을 잇다 보니 시행사들도 분양가를 높이는 데 거리낌이 없다. 분양시장 호황에 더해 기존 집값도 뛰는 추세여서 이에 편승한 고분양가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401만7,000원으로 한 달 전(4,190만4,000원)보다 5.04% 급등했다. 1년 전 같은 기간(3,192만 원)보다 37.6% 뛰었다. 수도권과 전국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2,773만 원과 1,878만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5%와 23% 올랐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자고 일어나면 뛴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6월 사상 처음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1월 3.3㎡당 평균 3,062만 원으로 3,000만 원을 넘어선 후 1년 6개월 만에 앞자리가 바뀌었다.

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의 민간 분양사업장 분양가격을 평균해 집계한다. 일부 단지 가격이 비싸면 평균 가격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1년 새 분양가가 30% 넘게 뛰었다는 것은 그만큼 최근 고분양가 단지가 늘었다는 걸 뜻한다. 서울에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부각되며 청약 인파가 몰리자 건설사들이 이에 편승해 분양가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초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해제돼 분양가 상승에 걸림돌까지 없어진 상황도 이에 일조했다.

최근 분양 단지들을 보면 이런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말 분양한 '래미안 원펜타스'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 중 가장 분양가가 높았다. 장위뉴타운에서 나온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2년 만에 2억 원 뛴 분양가로 시장에 나왔다. 이달 초 청약을 받은 강동구 성내동의 '그란츠 리버파크'는 국민 평형인 전용 84㎡ 분양가가 18억7,200만~19억4,900만 원 수준이었다. 옵션 등을 적용하면 20억 원 안팎이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평균 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은 흥행했다. 이제 서울에서 중소형인 전용 59㎡ 분양가도 대부분 10억 원을 넘는다.

서울은 공급난 우려로 새 아파트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이 여파는 기존 아파트 시장에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청약으로 내집 마련에 실패한 이들이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몰리면서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8일 대대적인 공급 대책을 발표했는데도 그 직후 서울 아파트값이 0.32% 뛰며 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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