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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철옹성, 또 균열... 아이폰서 애플페이 아닌 간편결제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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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페이가 아닌 모바일 결제 방식도 쓸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방한다. 이론상 삼성페이나 구글페이 같은 경쟁사의 결제 서비스도 아이폰으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새 운영체제 iOS 18.1 버전부터 아이폰의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외부에 개방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NFC는 휴대폰을 거래 단말기에 갖다 대면 미리 등록해 둔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현재 애플은 자사의 애플페이에만 이를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폰에서는 휴대폰 접촉 방식의 다른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번 개편으로 애플과 계약을 맺고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는 개발자들은 애플의 NFC 칩에 접근해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가능해진다. "매장 내 결제뿐 아니라 자동차 키, 기업 입출입용 키, 학생증, 이벤트 티켓 등 다양한 비접촉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애플은 밝혔다. 다만 1차 개방 지역은 미국과 영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로 한정됐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NFC 개방은 애플로서는 중대한 변화다. 애플은 그간 경쟁사 서비스를 자사 기기로는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식의 '폐쇄성'을 무기 삼아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으로 삼성페이뿐 아니라 구글페이 등 다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온 것과는 대비된다.
그런 애플이 고집을 꺾은 것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압박 때문이다. EU는 2020년 애플페이만 허용하는 애플 방침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여부 조사를 시작했고, 2022년 5월 '불법에 해당한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애플은 지난 1월 NFC 기능을 외부에도 허용하는 시정안을 EU에 제출했다.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크게 물러선 것이다. EU에 이어 미국 법무부도 지난 3월 애플이 애플페이 대안 서비스를 불법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며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테크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다른 시장이 EU의 규정에서 힌트를 얻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NFC 액세스를 개발자에게 개방함으로써 잇따를 수 있는 문제를 미리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규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애플이 선제적으로 대처에 나섰다는 뜻이다.
이번 변화로 아이폰에서 구글페이나 삼성페이를 쓸 수 있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원칙적으로는 두 서비스도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애플과 계약을 맺어야 하는 만큼 애플이 보안 등 이유를 들어 거부하지 않겠느냐는 게 테크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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