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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양' 협박·갈취에 증거인멸까지… 구제역, 주작감별사 기소

입력
2024.08.14 16:28
수정
2024.08.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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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구제역 등 공갈 혐의 구속 기소
카라큘라·크로커다일는 '공갈방조' 적용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2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2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1,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내고 이를 방조한 유튜버들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유명인의 약점을 잡아 돈을 뜯어냈고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인멸 작업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 정현승)와 형사5부(부장 천대원)는 14일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 감별사(본명 전국진) 등 2명을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구제역 등의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도 구속기소했다. 같은 혐의로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구제역과 주작 감별사는 2023년 2월 쯔양에게 “네 탈세,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제보 받았다. 돈을 주면 이를 공론화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겁을 주고 5,5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개인 문제가 공론화되길 원치 않으면 내 지인의 식당을 홍보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구제역은 쯔양에게 “사이버렉카 연합회에도 제보가 들어갔다. 제보 내용이 공개되지 않도록 유튜버들과 기자들을 관리하려면 5,000만 원 정도는 줘야한다”며 직접 금품을 요구했다.

카라큘라와 크로커다일은 구제역에게 “쯔양에 관한 폭로 영상을 올리기보다 직접 돈을 뜯어내는 것이 이익"이라는 취지로 공갈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라큘라와 구제역은 쯔양 외 또 다른 피해자를 공갈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각각 2022년 6월과 2021년 10월 아프리카TV BJ의 스캠코인 사기 의혹을 거론하며 협박해 3,000만 원(카라큘라) 및 2,200만 원(구제역)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유명 유튜버 쯔양이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쯔양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유명 유튜버 쯔양이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쯔양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검찰은 지난달 16일 구제역과 주작 감별사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자마자 강제수사에 착수, 10일 만인 같은 달 26일 이들을 구속했고 이달 2일 카라큘라도 구속했다.

계획범행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사전에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 후 관련 정보를 실시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쯔양 사건에서도 구제역은 관련 제보를 입수한 즉시 단체대화방에 공유하고 서로 통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네가 쯔양 영상 올려서 조회수 터지면 얼마나 번다고“, ”그냥 엿 바꿔 먹어라”, “영상부터 만들어 쯔양에게 보여주자”고 하는 등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모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자신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통화녹음 파일을 편집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서면서 수사 상황을 즉각 언론에 공개해 다른 공범들로 하여금 대비하게 한 것으로 봤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오히려 쯔양을 비방하는 콘텐츠를 방송하는 등 2차 가해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황우진 수원지검 공보관(부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피고인들은 타인의 약점 등을 알아낸 후 자극적으로 폭로ㆍ왜곡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동영상 플랫폼에 유포해 광고 수익을 취득하는 '사이버렉카'로 활동했다“며 “구독자 증가에 따른 광고 수입 외에도 약점을 폭로할 것처럼 협박해 금품을 수사하는 등 공갈 범행을 수익모델화한 범죄를 자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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