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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후보 여럿 '0점', 김형석은 점수 1등... 독립기념관장 심사표 살펴보니

입력
2024.08.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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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관장, 서류·면접심사 모두 1순위로 통과
광복회는 "심사 절차에 문제, 법적 판단 받겠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보훈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보훈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선발과정에서 채점표 곳곳에는 '제척' 흔적이 드러났다. 심사위원들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0점 처리'로 볼 만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광복회는 심사위원 선정과정에서부터 적절치 않은데다, 심사가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심사위원장을 수사 의뢰한 상태다.

김 관장 선발 과정에서의 '제척 공방'이 커지고 있다. 한국일보가 13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독립기념관장 후보자 평가결과에 따르면, 외부인사 7명(외부인사 2인 포함)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위원 3명이 후보 4명에게 준 점수가 채점표에 '0점'으로 표기됐다.

임추위는 이를 10명 후보 각자의 평균점수에 반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심사위원과 후보자 간 이해관계가 없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근거로 판단할 만하다. 심사는 최고점과 최저점을 합계에서 제외하고 진행했는데 김 관장은 7명 심사 결과 총점에서 가장 높은 547점을 기록, 최곳값(88점)과 최젓값(64)을 뺀 나머지 점수(395점)의 평균인 79점을 얻었다. 차점자 평균은 78.25였다.

서류심사에서 7순위를 기록해 면접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F후보자의 경우, 심사위원 2명의 점수가 제척됐다. 총점은 359점. 여기에 최곳값(91점)과 최젓값(58점)을 뺀 나머지 점수(210점)의 평균값인 70점을 받았다.


광복회 "이해충돌 있는 후보들에 대해 제척 안 해"

독립기념관장 후보자 결과

독립기념관장 후보자 결과


면접심사는 상위 5명 후보를 6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했다. 심사과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면접심사에서는 한 명의 심사위원이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면접에서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사람들 국적은 일본이었다"고 답한 김 관장은 1순위에 올랐다. 면접심사 총점은 472점으로 2위였지만, 최곳값(92점)과 최젓값(52점)을 제외한 평균으로는 82점을 얻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보훈부 장관이 임명한 오 위원장 외에 보훈부 소속인 독립기념관 간부, 외부 인사인 경영학과 교수와 미술대학원 교수 등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회는 이 같은 심사과정이 잘못됐다며 오영섭 심사위원장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광복회는 “오 위원장이 규정에 있지도 않은 제척을 임의로 행사하고, 제척과정에서 이해충돌이 있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제척하지 않는 등 불법과 불공정하게 위원회를 운영했다”며 수사의뢰 배경을 밝혔다.

광복회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종결과에서 1등과 2등으로 매겨진 사람이 식민지배를 정당화 하자는 쪽이라는 점"이라며 "(상위권)일부에는 대답도 동문서답으로 한 후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어느 해보다 심사위원이나 후보자의 전문성도 낮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번에 드러난 공모 제도의 맹점을 고치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법적 판단을 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제척의 규정위반 여부, 심사위원 1인의 면접심사 불참 사유 등을 묻는 본보 질의에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김 관장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친일적 역사인식’이 독립기념관까지 점령했다”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있는 심사과정을 명명백백히 공개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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