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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사명감 살리는 적절한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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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음 씁쓸한 연구 결과를 다룬 기사를 보았다. 중앙부처 공무원 10명 중 3명 넘게 '조용한 사직' 상태라는 연구 내용(한국행정연구원 발표)을 실은 기사였다. '조용한 사직'이란, 실제로 사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하겠다는 태도로 직장을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내 일만 하겠다"는 것이다.
내 일만 하겠다는 게 무슨 문제냐고 할 수 있지만, 공무원 조직에선 잘 통용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공무원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명감'을 강조하는 풍토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사명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아무도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 지금 공무원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 최저시급이 조금 넘은 박봉 등 악화일로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앞서 언급한 연구에선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공무원일수록 조용한 사직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타당한 지적이다. 다만 필자가 현직 공무원으로서 한 가지 더 짚어보자면, 성과나 업무량에 대한 보상을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도 조용한 사직이 벌어지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9급 초임 월 급여는 세전 222만2,000원이다. 본봉 187만7,000원, 직급 보조비 17만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 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 원을 더한 금액이다. 최저임금보다 불과 16만 원 많다. 9급 공무원 인기가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이유도, 이미 조직에 들어온 구성원들이 무기력해지는 이유도 '공무원으로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회의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무원 급여 상승은 물가 상승률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공무원연금은 기여율 대비 지급률이 2016년 국민연금에 역전됐다. 악성민원 대응 등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은 박봉이라는 또 다른 좌절에 부딪혀 조직을 떠나거나 수동적인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대민 서비스 질이 정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공무원들에게 어떻게 사명감을 바랄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를 낸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 요구하는 3년 치 실질소득 감소분과 내년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감안해 책정한 기본급 31만3,000원 정액 인상, 한 끼 식비 1만 원을 위한 정액급식비 8만 원 인상, 직급보조비 3만5,000원 인상, 저연차 정근수당 인상, 보수위원회 법제화 등은 잃어버린 공무원의 사명감을 되돌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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