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한반도 '체감 35도 폭염' 10년 사이 2배 늘었다

그린피스 국내 주요 25개 지역 폭염일수 분석
1994~2003 연 1.62일, 최근 10년은 5.11일
"전 세계 1.09도 오르는 동안 한국 1.6도 상승"

폭염이 기승을 부린 12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체감온도 35도를 넘는 강도 높은 폭염이 최근 10년간(2014~2023) 연평균 5.11일 발생해 앞선 10년간(2004~2013, 2.10일)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0년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폭염의 빈도·지속도·강도 모두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13일 국내 주요 25개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으로 오른 일수를 분석한 '폭염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1974년부터 2023년까지 반세기 동안 해당 지역의 여름철(5~9월) 폭염일수를 조사했다. 25개 지역은 6개 광역시를 비롯해 인구수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분석 결과, 최근 10년 동안 총폭염 발생일수는 전 지역 평균 51.08일로 나타났다. 앞선 10년 평균은 20.96일이었으니, 10년 사이 2.4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한 해 평균 발생일수도 1.62일(1994~2003)→2.10일(2004~2013)→5.11일(2014~2023)로 증가했다. 폭염 지속시간도 길어졌다. 최근 10년간 폭염이 이틀 이상 계속된 경우는 총 40.56번이었는데, 20년 전(14.68번), 30년 전(10.40번)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12일 오후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서울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관측됐고, 올해도 이 수치를 연이어 경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린피스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온난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고, 한국 기온은 1912년부터 2020년까지 약 1.6도 상승해 전 세계 평균 상승 폭인 1.09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 중"이라며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 신속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정부 차원의 장기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도 전국 대부분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최고 체감온도 역시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더울 전망이다. 예상 최고 체감온도는 서울 35.3도, 광주 35.9도, 대전 34.8도, 부산 33.5도 등이다. 이날까지 서울은 23일째, 제주는 29일째, 부산은 19일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번 주 중 역대 최고 열대야 일수(전국 평균)를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