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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장 "尹에 '김형석 반대' 편지 세 차례 보냈지만 무시"

입력
2024.08.13 07:16
수정
2024.08.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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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부담 예상…경고 듣지 않아"
"임명 철회 없으면 계속 관장 거부"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이승만 학술 대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1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이승만 학술 대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종찬 광복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하는 편지를 세 차례 보냈던 사실을 공개했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국민된 입장에서 '지금 이것(김 관장 인선)을 간단하게 보지 마십시오. 이게 자칫 발전되면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라고 세 번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자칫 잘못하면 정권에 굉장한 부담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며 "(대통령과의) 과거 50년간 인연이라든가 이런 것(때문)이 아니라, 하나의 국민 된 입장에서 보낸 것" 이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초등학교, 대학교 동찬인 이철우 연세대법학대학원 교수의 부친이다. 그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 대해 '지지 시국선언'을 하며 멘토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은) 이걸 위기라고 느끼지 않은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를 잘못 들었는지 딱 전자결재로 (김 관장) 발령을 내더라"며 "'네 편지는 볼 필요가 없다'는 선언으로 저는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경고를 했는데도 '얘기는 듣지 않겠다'고 하는 것에 모욕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오영섭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장을 이날 마포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오 위원장은 김진 광복회 부회장이 후보로 나선 것과 관련해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며 이 회장을 심사위원 석상에서 기피시켰다. 하지만 오 위원장은 자신이 연구소장으로 있던 대한민국 역사와미래재단 이사장(김형석 관장)이 나왔는데 기피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대통령실로부터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겠으니 광복절 경축식에는 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에 대해선 김 관장의 임명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회장은 "대통령 비서실장보다는 (인사) 책임이 있는 장관이 '인사 제청 자체를 다시 검토하겠다' 분명하게 밝히면 회원들에게 '우리가 감정 억누르며 국가 행사에 참여하자' 설득할 수 있다"며 "지금 아무런 조치도 없는데 열이 부글부글 끓는 사람들에게 진정하라고 얘기할 명분이 없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김 관장 인선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광복회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계속 독립기념관장 (인정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계속 규탄하고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 밝혔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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