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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강경 인사들, 외교안보 라인에 전진 배치

입력
2024.08.13 00:10
23면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대북강경파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국가안보실장에 전진 배치했다. 군 출신이 안보실장에 임명된 것은 김관진 전 실장 이후 7년 만이다. 새 국방부 장관 후보자엔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발탁했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후보자는 대선캠프 초기부터 합류한 핵심 측근 인사다. 장호진 현 안보실장은 신설된 초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내정됐다.

윤 대통령이 여름 휴가기간 장고 끝에 내놓은 외교안보라인 개편인 이번 인사를 국정쇄신 메시지로 보기엔 미흡하다. 안보실의 경우 최근 광복회 관계 등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측면이 있고, 국방부는 정보사 사태 등 군 기강 문제가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인책 성격과는 거리가 멀고, 군 출신의 강경한 인사들을 승진 배치하면서 외교안보 라인이 외교에서 안보 중심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김용현 후보자의 경우 윤 정부 초대 경호처장으로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차원으로 해석되나, 김 후보자는 여러 차례 정치적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장 야당은 이른바 ‘입틀막’ 경호 문제뿐만 아니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문제적 인사’로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녹취록을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배후’로 지목된 인사라며 “수사외압의 진상을 끝까지 은폐하겠다는 불통의 선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논란의 측근들 ‘돌려막기’가 국정일신 의지로 읽힐지도 의문이다. 윤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인사 난맥으로 인해 국정기반이 약화되길 반복했다. 이번 인사로 외교안보 기조를 강화하는 것이 국정 난맥을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돌려막기식 재탕 인사를 획기적 인사쇄신으로 이해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은 8~10개월 만에 교체됐다. 잦은 인사로 외교안보 정책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중러 등에 강경한 인사들의 배치로 외교 영역이 축소된다면 국익 측면에서도 실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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