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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의 전조, 지진 구름이"… 일본 난카이 대지진 불안에 '허위 정보'도 확산

입력
2024.08.12 15:30
수정
2024.08.12 16:1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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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SNS서 '지진 불안 조장' 게시물 기승
'#지진 구름' '#지진 예고' 등 달고 퍼져
정부, SNS 업체에 허위 정보 대응 요청

일본의 한 엑스(X) 이용자가 지난 9일 X에 사진과 함께 '지진 구름'에 해시태그(#)를 달아 "오사카에 있는데 지진 구름을 봤다"라는 글을 올렸다. X 캡처

일본의 한 엑스(X) 이용자가 지난 9일 X에 사진과 함께 '지진 구름'에 해시태그(#)를 달아 "오사카에 있는데 지진 구름을 봤다"라는 글을 올렸다. X 캡처

일본에서 1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 주의 발표 이후 '허위 정보'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8월 ○○일 △△ 지역에 대지진이 온다'는 식으로 불안감을 자극하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SNS 업체에 적극 대응을 요청했다.

1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SNS에서는 지난 8일 기상청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 임시 정보(대지진 주의)' 발표를 계기로 지진 관련 허위 정보가 급속히 늘어났다. 앞서 기상청은 8일 오후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강진이 일어나자, 난카이 해곡 대지진(태평양 연안 일대에 100~150년 주기로 일어나는 대지진) 발생 확률이 평상시보다 높아졌다며 각 지방자치단체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문제는 엑스(X)와 틱톡 등 SNS에서는 허위 정보가 쏟아졌다는 점이다. 가늘고 길게 뻗은 모양의 구름, 이른바 '지진 구름' 관련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일본 아이치현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9일 X에 사진과 함께 "수평 방향으로 퍼진 거대한 구름이다. 지진 구름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일본에서는 지진의 전조로 알려져 있는 구름이지만, 사실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해당 여성은 요미우리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구름이라 불안해서 올렸다. (나의) 글을 보고 사람들이 무서워할 줄 몰랐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일본 서부 나가사키 평화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8일 지진 경보 발령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나가사키=교도·AP 연합뉴스

일본 서부 나가사키 평화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8일 지진 경보 발령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나가사키=교도·AP 연합뉴스

X에서는 '지진 구름' '난카이 해곡' '지진 예고' 등에 해시태그(#)를 단 글도 확산하고 있다. 조회 수 200만 회를 넘긴 지진 관련 게시글도 나왔다. 요미우리는 "구글 검색 동향을 알 수 있는 '구글 트렌드'를 보면 지진 구름 검색은 8일부터 급증했다"며 "난카이 해곡 대지진 주의 지역인 미에현, 오이타현, 미야자키현에서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일본 사회에서 지진 관련 허위 정보는 이전부터 문제가 됐다. 시민들의 불안감과 공포감을 과도하게 조성하기 때문이다.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는 '사가현에 진도 7의 강진이 올 것'이라는 거짓 정보가 SNS에서 퍼지기도 했다. 기무라 레오 효고현립대 교수는 요미우리에 "임시 정보(대지진 주의)가 발표된 상황이라 허위 정보를 쉽게 믿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냉정하게 판단하고 가짜 정보 확산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불안감 확산을 우려하며 허위 정보 유통 차단에 힘쓰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9일 라인야후와 X, 메타, 구글 등 플랫폼 업체 4곳에 '허위 정보 게시물 대응'을 요청했다. 기상청도 홈페이지를 통해 "일시와 장소를 특정해 지진을 예고하는 정보는 헛소문"이라고 밝혔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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