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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고용지표 호조에 국내 증시 안도... '긴급 금리인하론' 후퇴

입력
2024.08.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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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실업수당 청구 줄자 증시 급반등
9월 '빅 컷' 확률도 91%→56%대로 뚝
당분간 일희일비 장세... CPI 등 주목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지수가 하루 만에 다시 반등했다.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누그러진 영향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잠잠해졌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24%(31.7포인트) 오른 2,588.43에 거래를 마쳤다. 2일(-3.65%)과 5일(-8.77%) 폭락 이후 연이틀 회복하다 전날 사흘 만에 약세를 보였는데 다시 상승 반전했다. 개인이 282억 원, 외국인은 88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지만, 기관이 342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코스닥 지수는 개인 순매도에도 반도체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전일 대비 2.57% 오른 764.43으로 마감했다.

간밤 나온 양호한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위험 선호 심리 회복을 이끌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3,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7,000건 줄어 예상치(24만1,000건)를 하회했다. 이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2.3%)을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반등하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6.86% 폭등해 국내 증시에도 훈풍을 불어넣었다. 매주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다른 지표에 비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인데도 앞선 7월 실업률 발표 이후 시장이 대폭 위축됐던 만큼, 이번엔 이례적으로 안도감이 크게 유입됐다고 시장은 해석했다.

경기침체 공포가 완화되며 연준이 9월 정례회의 전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은 뒤로 물러섰다. 5일 글로벌 증시 폭락사태 이후 0.75%포인트의 정책금리 긴급 인하를 촉구했던 제러미 시겔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더는 긴급 금리인하가 필수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발언을 철회했다. 9월 ‘빅 컷(금리 0.5%포인트 인하)’ 기대도 약해진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 정책금리를 0.5%포인트 내릴 확률을 56.5%로 가격에 반영했다. 나흘 전 91%에서 큰 폭의 하향조정이다.

다만 추세적 상승을 장담하기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직 미국 경기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실업수당 청구건수에서 확인했듯, 당분간은 미국 경제 관련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일희일비 장세가 벌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당장 14일에 나오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 소매판매 수치 등이 변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CPI 둔화가 자칫 경기 악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소매판매 개선 등이 확인되면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물가 안정 지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시점에선 계단식 상승 패턴을 염두에 둔 짧은 매매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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