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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보다 빛난 도전' 장애·부상 이겨낸 태극전사들의 뜨거운 눈물

입력
2024.08.09 16:47
수정
2024.08.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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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5급' 역도 박주효, 피나는 노력 끝 재기
73㎏급 결선서 합계 334㎏으로 7위
'도쿄 4위' 다이빙 우하람은 허리 디스크 털고 11위
"LA 올림픽, 브리즈번 올림픽에도 도전"

한국 역도 국가대표 박주효가 8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73㎏급 결선에서 바벨을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한국 역도 국가대표 박주효가 8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73㎏급 결선에서 바벨을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역도 국가대표 박주효(고양시청)와 수영 다이빙 대표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이 역경을 이겨내고 대회를 완주해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대회 역도 남자 73㎏급 결선에서 합계 334㎏(인상 147㎏ 용상 187㎏)으로 7위에 오른 박주효는 군 복무 중이던 3년 전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고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의료진이 “무리하면 걷기 힘들 수도 있다”며 “역도를 포기하라”고 권할 만큼 현역 복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한국 역도의 미래로 촉망받던 박주효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이었다. 그는 고교 3학년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9년 파타야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7위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재목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바벨을 들었다. 오직 파리 올림픽만 바라보며 피나는 훈련을 이어갔고, 그 결과 최소 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재활기간도 1년으로 줄었다. 2022년 다시 공식 플랫폼에 선 그는 올해 4월 태국 푸껫에서 열린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에서 합계 345㎏(인상 150㎏ 용상 195㎏)을 들어 5위를 차지, 이번 대회 출전권까지 따냈다. 그야말로 ‘인간승리’였다.

박주효는 올림픽 결선을 마친 후 “수술 후에 허리를 완전히 숙일 수 없는 상태에서 바벨을 들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그간의 고충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러나 그가 아직 부상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박주효는 “척추뼈 4번과 5번 사이에 핀이 박혀 있다. 수술 부위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부위에 통증을 느끼면 내 마음이 무너져 버린다”고 밝혔다. 일종의 심리적 후유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이마저도 역도로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박주효는 “정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지금은 바벨을 보고 싶지도 않을 정도”라면서도 “사실 며칠만 쉬어도 바벨을 잡고 싶어진다. 아마도 며칠만 쉴 것 같다”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신발끈을 묶겠다고 다짐했다.

우하람이 8일 프랑스 파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우하람이 8일 프랑스 파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파리=서재훈 기자

수영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11위(1~6차 시기 합계 374.15점)로 대회를 마무리한 우하람도 박주효만큼이나 화려하게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스스로도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1m·3m 스프링보드 모두 4위)와 2020 도쿄 올림픽(3m 스프링보드 4위)을 거치며 손만 뻗으면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할 정도다.

도쿄 대회에서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그는 이후 허리 디스크 부상 여파로 긴 슬럼프를 겪었다. 지난해 4월 국제대회에 다시 출전하기 시작한 뒤로도 도쿄 대회 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우하람은 "경기 끝나고 한 번도 운 적이 없는데 (3번째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는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그가 좌절한 건 아니다. 우하람은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뿐 아니라 만 34세가 되는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까지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며 올림픽 입상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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