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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한일 관계"만 강조... '사도광산'엔 침묵한 신임 주일대사

입력
2024.08.09 15:50
수정
2024.08.1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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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대사, 9일 일본 입국해 부임
"내년 한일 관계 업그레이드 기회"
과거사 문제엔 "따로 말씀드릴 것"

박철희(맨 왼쪽) 신임 주일본 한국대사가 9일 부임을 위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입국한 뒤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철희(맨 왼쪽) 신임 주일본 한국대사가 9일 부임을 위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입국한 뒤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철희 신임 주일본 한국대사가 "흔들리지 않는 한일 관계를 만드는 게 나의 소명"이라는 부임 일성을 9일 밝혔다. 다만 현재 한일 관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사도광산 문제에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날 부임을 위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박 대사는 취재진을 만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한일 관계가 두 정상 간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흔들리지 않는, 뒷걸음질 치지 않는 한일 관계를 만드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교류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박 대사는 "내년은 한일 관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절호의 기회"라며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여러 사업을 찾아보고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간) 국민 교류가 아주 활발해져 인적 교류 1,000만 명이 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라인야후 사태, 일제하 사도광산 '강제성' 표현 누락 등으로 "현 정부가 한국이 일본에 저자세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박 대사는 이날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질문에 "현안은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가지겠다"고만 답했다. 특히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의 '강제' 동원을 명시해 달라는 한국 요구를 묵살했는데도 한국 정부가 '등재 찬성'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상황에서 침묵으로 일관한 것이다.

박 대사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정책 밑그림을 그린 일본통이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한일 관계 공약을 마련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한일정책협의 대표단' 일원으로 일본 측에 윤 정부의 대일 외교 방향도 설명했다.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외교부 직속 국책 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원장을 맡아 왔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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