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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휴전 회담 내주 재개… 이란에 ‘보복 자제’ 명분 제공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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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 이후 일촉즉발 상태였던 중동의 확전 우려가 잦아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멈췄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의 다음 주 재개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물론 낙관적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휴전 성사 땐 이스라엘에 '가혹한 대응'을 공언했던 이란이 보복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협상이 향후 중동 정세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 대표단이 오는 15일 하마스와의 인질 석방·휴전 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하니예가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된 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협상 중재국인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가 공동 성명에서 요구한 바를 따른 것이라고 TOI는 설명했다. 3개국 정상은 "오래 고통받은 가자 주민들,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및 가족 모두에게 즉각 안도감을 줘야 할 때"라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또 "기본 합의는 테이블 위에 있고, 이행을 위한 세부 사항 결정만 남았다"며 "더 낭비할 시간도, 지체할 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협상이 이란의 행보에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CNN방송은 휴전 중재국 관리 발언, 주변 정세 등을 분석해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을 대가로 대(對)이스라엘 보복 계획을 폐기하는 방안을 숙고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란 입장에서 '가혹한 보복' 방침을 철회하려면 체면을 세울 명분이 필요한데, '가자 전쟁 휴전'이 최적의 출구 전략이라는 얘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날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보복 자제를 요청받자 "미국과 서방이 정말로 전쟁 및 지역 불안정을 막고 싶어 한다면, 즉각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멈추고 휴전을 수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일단 네타냐후 총리의 휴전 의지가 의심을 사고 있다. 당장 이날도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학교·피란민촌 공습으로 최소 40명이 숨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개된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처음으로 "깊이 사과한다"고 밝힌 뒤, 하니예 피살로 휴전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종전 주장을 반복했다.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마스가 휴전에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그동안 이스라엘보다 적극적 태도였던 건 사실이지만, 하니예 암살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6일 하마스 새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야히야 신와르는 '10·7 이스라엘 기습'을 설계했던 인물이다. CNN은 "하마스는 하니예 자리를 더 강경한 신와르로 대체해 협상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번에 휴전안이 타결되면 네타냐후 총리 발언을 증명하는 꼴이 된다는 점도 하마스가 염두에 둘 게 뻔하다.
관건은 미국의 압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이란에 '이스라엘에 중대한 보복 공격을 할 경우, 이란은 경제·안보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이날 전했다. CNN은 미국의 외교전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협상 기류에) 변화가 온다면, 네타냐후를 누그러뜨릴 영향력을 가진 유일한 인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서 비롯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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