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자키현 앞바다서 규모 7.1 지진… "대지진 이어질 가능성 커“

오후 5시 25분 기준 인명피해 보고 없어
일본 정부 "난카이 대지진 관련성 조사"

일본 기상청이 8일 오후 4시 43분쯤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도에 지역별 진도 크기가 표시돼 있다.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8일 오후 4시 43분쯤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났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즉각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대 높이 1m에 달하는 쓰나미 주의보도 발령된 만큼 올해 1월 노토 대지진(규모 7.6·사망자 245명)을 겪은 일본 사회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발생한 지진에 대해 "진원지는 휴가나다"라며 "진앙은 북위 31.8도, 동경 131.7도이고 진원 깊이는 3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초 지진 규모를 6.9로 발표했다가 7.1로 상향 조정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규슈 미야자키현·오이타현·가고시마현과 시코쿠 고치현·에히메현 등에 지진해일(쓰나미) 주의보도 발령했다. 쓰나미 최대 높이는 1m 정도로 추정됐으며,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에서는 오후 5시 50분쯤 높이 50㎝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쓰나미 주의보는 쓰나미 높이가 0.2~1m인 경우, 쓰나미 경보는 높이가 1~3m인 경우에 각각 발령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쯤 미야자키현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내린 쓰나미 주의보를 해제했다.

미야자키현 일부 지역에서도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이 정한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 달리, 사람이 느끼는 주변 물체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개념이다. 0~7로 표시하며 숫자가 클수록 강도가 세다. 진도 6약은 사람이 서 있기 힘들고, 벽타일 및 유리창이 파손되거나 책장이 넘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일본 미야자키현 시민들이 8일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 밖에 대피하고 있다. 미야자키=AP 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오후 4시 44분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 피해 상황 파악 및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상자 발생도 파악되고 있다. 오후 6시 기준 미야자키현에서는 3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시에서는 한 고령 여성이 자택에서 쓰러져 머리를 다쳤으며, 지역 내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한 노동자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을 피하지 못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 5강'이 관측된 가고시마현 오사키초에서는 2층짜리 목조 주택이 쓰러졌다.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JR규슈(일본 철도회사)는 규슈 지역 철도 운항을 한때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가고시마현에 위치한 센다이 원자력발전소, 가와우치 원전은 이상이 감지되지 않아 계속 가동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 15분쯤 '난카이 해구 대지진 임시 정보(대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난카이 해구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구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진 지진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구 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이곳에 규모 8~9의 대지진이 일어날 경우, 사망·실종자는 2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