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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백미리 어촌계장 “젊은 귀어인 몰리니, 인구 소멸 위기 끝”

입력
2024.08.10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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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극·장]
화성 백미리 어촌계 성공 신화 이끌어
마음의 문 열고 대하자 젊은 귀어인 몰려와

편집자주

지역 소멸위기 극복 장면, '지역 소극장.' 기발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소멸 위기를 넘고 있는 우리 지역 이야기를 4주에 한 번씩 토요일 상영합니다.

김호연 화성시 백미리 어촌계장은 5일 한국일보 기자와 만나 “백미리를 청년이 와서 살고 싶은, 일한 만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어촌으로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백미리어촌계 제공

김호연 화성시 백미리 어촌계장은 5일 한국일보 기자와 만나 “백미리를 청년이 와서 살고 싶은, 일한 만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어촌으로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백미리어촌계 제공

“인구 소멸의 어두운 그림자가 점점 짙어졌어요. 누구라도 나서야 했죠.”

화성 백미리 어촌마을에서 나고 자란 김호연(60)씨는 2004년 40대 젊은 나이에 마을 어촌계장으로 나서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평균 나이 75세의 어촌계에서 막내뻘인 그에게는 어촌계장은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의 적극적 지지가 힘이 됐다.

김 계장은 “1990년대 중후반 인근 바다에 시화방조제와 화옹방조제가 잇달아 들어서면서 김 양식과 갯벌 채취가 막히게 되자 젊은 어민들이 하나둘 타지로 떠났다”며 “남은 어민들은 김 양식장 운영 경험이 있는 저에게 고향을 지켜달라며 힘을 실어 줬다”고 말했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김 계장이 주도해 시작한 새꼬막, 바지락 양식이 연이어 성공하고 수산물 유통, 가공 등 마을 공동체 사업들이 속속 안정을 찾으며 20년 전 가난을 면치 못하던 백미리는 어느덧 부유한 어촌으로 떠올랐다. 김 계장의 전략과 추진력, 토박이 어민들의 지지와 협조, 귀어인의 땀과 노력 삼박자가 맞아 일궈낸 대반전이었다.

그는 백미리가 ‘부자 어촌’, ‘귀어인의 성지’로 거듭난 건 ‘주민통합’이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계장은 “원주민들이 귀어인들을 '외부인'으로 보는 편견을 깨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게 인식 전환에 힘썼다"며 “그러자 귀어인들도 서서히 마을 공동사업에 참여하며 마을 발전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예비 귀어인들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최소한 1년은 수입이 적더라도 닥치는 대로 배우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어촌의 낭만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미리를 단순히 부자 어촌으로 만드는 것 이상의 더 큰 희망도 밝혔다. 청년 어업인을 더 많이 받아들여 곁에서 그들의 성공을 돕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마을 공동사업의 매출을 끌어올려 어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득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올해부터 80세 이상 원로 어촌계원에게 노령연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백미리를 청년이 와서 살고 싶은 어촌, 일한 만큼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어촌으로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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