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문고 사건 처리 결과 미통지는 '알권리' 침해… 인권위, 경찰관 직무교육 권고

"원하는 방법으로 통지해야"
인권위, 헌법상 알권리 침해

국민신문고. 홈페이지 캡처

국민신문고 사건 처리 결과를 통지하지 않는 것은 알권리 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8일 국민신문고 신고 사건을 조사한 후 처리 결과를 신고인에게 통지하지 않은 경찰관에게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A 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진정인 B씨는 지난해 2월 23일 액상 전자담배 구입처인 한 인터넷 사이트 사업자에 대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사이트가 청소년 유해매체물 표시를 하지 않아, 청소년도 손쉽게 가입해 액상 전자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경찰로부터 사건 처리 과정 및 결과를 통지받지 못하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진정인인 담당 수사관 C씨는 "해당 사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했는데, 이는 경찰수사규칙상 통지 대상이 아니며 B씨와 통화하며 구두로 설명해 줬다"고 항변했다. 앞서 C씨는 "단순 담배 판매 사이트가 청소년 유해매체물 표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론 불법이라 할 수 없으며, B씨가 신고한 사이트는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된 사이트가 아니기에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내사를 종결했다.

인권위 판단은 달랐다. 인권위는 "경찰수사규칙 제20조에 따르면, 피혐의자와 진정인 등에게 내사 종결 결정을 한 날부터 7일 이내에 통지해야 한다"며 "통지 방법으로는 서면, 전화, 팩스, 문자메시지 등 피혐의자나 진정인이 요청하는 방법에 따라 통지할 수 있으며, 별도 요청이 없는 경우 서면 또는 문자메시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인권위 침해구제위원회는 B씨가 원하는 방식으로 수사 결과를 통지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에 전화하고 댓글을 다는 등 불만을 표했다며 전자담배 구입처 사이트 사업자가 B씨를 업무방해로 고소하자, B씨가 이와 관련해 C씨에게 항의 전화를 하는 도중 불입건 처리 결과를 들었을 뿐 별도의 통지 결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B씨가 전화로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기에 인권위는 경찰이 서면 또는 문자메시지의 방식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봤다. 인권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B씨의 알권리가 침해됐다"고 강조했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