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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안세영, 낭만적인 금빛의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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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9위인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어금안(어차피 금메달은 안세영)이었기에 취재도 안 선수의 우승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치르며 오른쪽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온힘을 다해 투혼을 보이며 2관왕을 차지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일상에 지친 국민들에게 '당연한 위로'가 되어줄 그였습니다.
안 선수가 오른쪽 무릎에 덕지덕지 밴드로 테이핑을 하고 결승전 코트에 나타났을 때도 무심했습니다. 결승까지 오르면서 생긴 작은 부상이거나, 누적된 근육 피로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셔틀콕을 따라 분주히 좌우로 움직이던 렌즈가 멈춰 설 때면 안 선수의 고통스러운 표정이 어김없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몰랐습니다.
분주히 움직이던 셔틀콕 랠리는 끝이 났고 결국 금메달은 안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코트 위를 누비며 포효하는 안 선수를 보며 현장을 전달하는 기자로서 행복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웠습니다.
"7년 동안 참아왔던 분노, 설움, 환호 그런 것들이 섞여 있었고… 이제 좀 마음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제야 숨통이 트이네요."
메달 수여식을 마친 안 선수가 기자회견장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며 쏟아낸 작심발언으로 화기애애하던 회견장은 술렁였습니다. 안 선수는 선수를 보호하지 않는 협회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메달을 따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선수가 금메달의 동력이 분노였다니...
금메달리스트가 최고의 순간 빛나는 주인공이 되기를 포기하고 묵직한 이야기를 쏟아내자 협회를 향한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논란은 스포츠계를 넘어 결국 정치권까지 나서며 올림픽 이후 대통령실이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선수 관리 문제 등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이곳 파리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안 선수가 쳐낸 셔틀콕은 이제 협회로 넘어갔습니다. 안 선수의 바람대로 정부와 협회가 선수들을 위해 낭만적인 지혜를 발휘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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