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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협력 '제도화'에 왜 매달리나... 되돌릴 수 없는 '안전판'[한일 맞서다 마주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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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한국과 동등하게 마주 선 관계가 됐다. 활발한 문화 교류로 MZ세대가 느끼는 물리적 국경은 사라졌고, 경제 분야에서도 대등한 관계로 올라섰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한일 관계의 현주소와 정치 외교적 과제를 짚어본다.
윤석열 정부를 포함, 한미일은 3국 협력을 하나의 '질서'로서 강조하며 정례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내적·외적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갑작스러운 '리셋'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미일은 앞서 개발협력 정책대화 정례화 및 3국 협력 사무국 설치에 합의했다. 지난 6월엔 3국 산업장관 회담이 최초로 개최됐고, 이 또한 정례화하기로 했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제계 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한미일 비즈니스 대화의 정례화도 추진 중이다.
협력 제도화 노력은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정점을 찍었다. 3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3국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는 '프리덤 에지' 등 한미일 군사훈련의 정례화와 고위급 대화, 군사정보 공유 등을 골자로 한다. 국방장관회의(TMM), 합참의장회의(Tri-CHOD), 한미일 안보회의(DTT) 등 고위급회의를 3국이 순환하면서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내용도 담겼다. 협력각서는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로 협력 범위를 명시해 3국 간 안보협력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협력'을 추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까지 마련했다.
문서는 한미일 군 당국 차원에서 체결한 안보 관련 최초의 협력 각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든, 한일관계가 어떻게 바뀌든 상관없이 외부의 압력이 협력을 깨지 못하도록 일종의 '안전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7일 "정례화와 문서 채택은 결국 정권이 바뀌더라도 갑자기 흐름을 바꾸거나 판을 깨는 것을 부담스럽게 한다"며 "특히 바이든 정부가 내세운 '부담 조정'이라는 한미일 안보협력 틀 자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고 해도 쉽게 깨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변수는 여전히 많다. 정례화가 곧 협력관계의 현상 유지를 뜻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 연 1회로 약속한 한미일 정상회의는 일본 총재선거와 미국 대선으로 인해 올해는 열리지 않고 있다. 다자협력보단 양자협력을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정례화된 회의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대중국 견제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북핵 문제가 아닌 중국 견제를 위해 활용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그럼에도 차 수석연구위원은 "(한미·한일) 양자동맹에 비해 한미일 3국의 다자 협력은 한 국가가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을 완화시켜 주는 장점을 갖췄다"면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혹여 한국에 가할 수 있는 보복의 수위를 낮추고, 한일 간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과 더 큰 공조 전선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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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공존,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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