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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지수 사상 최대 낙폭, '경제의 기시다' 흔들 정권 악재 되나

입력
2024.08.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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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책 성과 알리려는 전략 흔들
자민당 내부서도 "정권 강점 사라져"
증시 하루 만에 반등… 기시다 '안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일본 히로시마 원자력폭탄 투하 79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히로시마=AP 교도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일본 히로시마 원자력폭탄 투하 79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히로시마=AP 교도 연합뉴스

지난 5일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일본 증시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집권 자민당 총재 재선 도전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그동안 성과를 낸 경제 정책들로 연임 필요성을 알리려 한 기시다 총리의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민심 이반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일본 증시는 6일 반등했지만, 향후 추이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자민당 총재 선거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무성과 금융청,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은 이날 정보교환회의를 개최했다. 금융자본시장 급변 시 개최되는 3자 회의가 열린 건 올해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일본 정부의 기민한 움직임은 일단 5일 증시 폭락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워낙 크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반영됐다. 전날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4,451엔이나 떨어지며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외부 요인에 의한 현상"이라며 의미를 축소하려 애썼다. 기시다 총리 주변 인사는 아사히신문에 "일본 경제는 바닥이 단단해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태연하게 말했지만, 기시다 정권의 한 간부는 "상당히 경계해야 할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엑스(X)를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률, 경기 회복 등 정책 성과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달여 앞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의식한 행보다. 그러나 경기 지표가 곤두박질치면 기시다 총리가 내세우려 한 '경제의 기시다' 전략은 물거품이 된다. 아사히는 "당내에서도 '국민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이 경제 정책인데, 정권의 강점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자민당 한 간부는 요미우리신문에 "이번 일이 정권 불신으로 이어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의 한 행인이 6일 빨간색 일색인 도쿄 시내 대형 증시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빨간색은 주가 상승을 알리는 것으로,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급등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한 행인이 6일 빨간색 일색인 도쿄 시내 대형 증시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빨간색은 주가 상승을 알리는 것으로,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급등했다. 도쿄=AFP 연합뉴스

기시다 총리에게 불행 중 다행인 건 닛케이지수가 이날 사상 최대 상승 폭을 보이며 반등했다는 점이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3,271엔 오르며 종가 기준 3만4,675엔에 장을 마감했다. 오전 10시쯤에는 3,453엔 오르며 거래 시간 기준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침 2년 2개월 연속 하락하던 실질임금이 2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는 낭보도 날아들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올해 6월 실질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1.1% 올랐다고 이날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증시 낙폭에 대해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겠다"면서도, 실질임금 인상 전환에는 "일본 경제가 새로운 단계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자찬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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