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자는 처벌해야"... 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의지 재확인

"중동 안정, 이스라엘 모험 억제해야 가능"
이란 의회서는 "네타냐후 죽음"까지 거론

한 이란 여성이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사진이 담긴 팔레스타인광장 내 초대형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하니예가 같은 날 새벽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에 암살된 후 걸린 이 현수막에는 가혹한 보복이 따를 것이라고 적혀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사건과 관련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의지를 5일(현지시간) 재확인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은 이 지역(중동 지역)에 안정을 구축하고자 하지만, 이는 침략자(이스라엘) 처벌과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 정권)의 모험 억제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의회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죽음'까지 거론됐다. 모하마드 가셈 오스마니 이란 마즐리스(의회) 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또 다른 '진실의 약속'(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타격했던 군사작전) 작전이 하니예를 위한 피의 복수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네타냐후의 죽음보다 덜한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하니예가 이란 방문 중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혔다. 하니예는 같은 달 3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이튿날 새벽 테헤란 외곽 거처를 타격한 미사일 공격으로 숨졌다.

자국 수도에서 대통령 취임식 초대 손님이 암살당한 충격적 사건에 이란은 가혹한 보복을 예고해왔다. 이달 3일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란의 공격이 이르면 5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 수위에 따라 중동 지역에 전쟁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미국은 확전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중동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외교 노력에 대한 보고도 이뤄졌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