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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월클’ 증명한 판잔러… 중국 수영 '60년 불패 신화' 미국 제치고 우승

입력
2024.08.05 18:32
수정
2024.08.05 18:4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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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계영 400m 결선서 3분27초46 1위
마지막 영자 판잔러, 100m 만에 대역전극
남자 자유형 100m 金 이어 2관왕

중국 수영 대표팀 판잔러가 4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선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후 검지를 펴 들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파리=UPI 연합뉴스

중국 수영 대표팀 판잔러가 4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선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후 검지를 펴 들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파리=UPI 연합뉴스

중국 수영 대표팀 판잔러가 2024 파리 올림픽 최대 이변을 이끌며 ‘월드클래스’임을 증명했다.

쉬자위(배영) 친하이양(평영) 쑨자쥔(접영) 판잔러(자유형)로 팀을 꾸린 중국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경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선에서 3분27초4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올림픽 11연패에 도전한 미국(3분28초01)과 자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프랑스(3분28초38)를 모두 제쳤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미국 남자 혼계영팀은 이 종목이 채택된 1960 로마 올림픽부터2020 도쿄 대회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명실상부 세계 최강 팀이다. 미국은 1976 몬트리올 대회까지 이 종목 5연패를 달성했고, 정치적인 문제로 불참했던 1980 모스크바 대회(호주 우승) 이후 다시 10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미국의 ‘불패 신화’는 결국 이날 중국에 의해 막을 내렸다.

마지막 자유형 영자인 판잔러가 승부를 갈랐다. 중국은 두 번째 영자인 친하이양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세 번째 영자 쑨자쥔이 프랑스와 미국 영자에 뒤처지며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중국에는 남자 자유형 100m 세계신기록(46초40)의 주인공인 판잔러가 있었다. 첫 50m 구간을 21초57로 주파한 그는 100m 기록 45초92를 찍으며 프랑스와 미국을 연달아 제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중국 남자 혼계영 대표팀 판잔러(왼쪽부터), 쑨자쥔, 친하이양, 쉬자위가 혼계영 400m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중국 남자 혼계영 대표팀 판잔러(왼쪽부터), 쑨자쥔, 친하이양, 쉬자위가 혼계영 400m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아시아 선수로는 92년 만에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집중 조명을 받았던 그는 다시 한번 수영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며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판잔러는 우승 직후 “마법과도 같은 일이지만, 좋은 팀을 이뤘기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파리 올림픽의 모든 여정이 정말 멋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경기 후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4위를 기록한 영국 수영 대표팀의 애덤 피티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핑을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공정하게 이기지 못하면 승리의 의미가 없다”며 “만약 자신이 (금지약물에) 손을 대고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건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가디언은 이번 중국 혼계영 출전 선수 4명 중 2명이 과거에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대회 우승 멤버 중 친하이양과 쑨자쥔은 2020 도쿄 대회 당시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지정한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인 23명에 포함된다.

당시 중국 측은 “선수단 일부가 올림픽을 위해 머물렀던 호텔 주방의 향신료 용기가 오염됐고, 이에 오염된 음식을 선수들이 섭취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WADA는 중국 측 주장과 당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친하이양과 쑨자쥔의 출전을 허용했다.

중국의 도핑의혹을 제기한 피티도 판잔러의 저력은 인정했다. 그는 “전체 국가나 한 무리의 사람들을 한 붓으로 칠하고 싶지 않다. 그건 매우 불공평한 것”이라며 다른 중국 선수들은 비판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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