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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시간 가만히 주차된 상태서 '펑'... 인천 전기차 화재 원인 밝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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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기자동차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수사당국이 차량 정밀감정에 착수했다. 차량의 동력원인 배터리팩을 분리해 배터리 내부 결함이 없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나흘 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현장감식을 예정(8일)보다 앞당겨 이날 실시했다. 경찰과 조사관들은 발화점으로 지목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EQE 350)에서 배터리팩을 분리하는 작업을 현장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장비 반입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차량을 옮겨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에 차량을 들어 올릴 지게차가 진입할 수 없어, 차량을 (서부경찰서로) 이동시켜 작업했다"며 "배터리팩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작업에는 차량 제조사 기술팀도 참여했다.
해당 전기차는 사흘 가까이 주차돼 있던 상태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차주인 40대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7시 16분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댔다. 화재가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쯤 발생한 점을 감안할 때 주차한 지 59시간 뒤에 불이 난 것이다. 경찰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59시간 동안 차량에 가해진 별다른 외부 충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기차 충전소가 아닌 일반 주차 구역에 주차돼 있었고, 주차 후 화재가 발생할 때까지 충전 행위도 전혀 없었다.
전문가들은 A씨 차량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가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긴 화재 당시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배터리 내부 단락(합선) 등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 하부에서 발생한 급격한 폭발은 배터리 내부 쇼트(단락)에 의한 전기차 '열폭주' 증상"이라며 "차량 진동이나 외부 온도 상승으로 배터리 자체 온도도 올라, 배터리 내부 분리막이 손상됐을 때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벤츠 EQE 350 모델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의 니켈·코발트·망간(NCM) 811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NCM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비해 고성능이지만 화재 위험은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차량은 차체가 상대적으로 낮아 주행 중 배터리가 자리한 하부에 손상이 발생하는 고질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전기차 화재 당시 주민 2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소방관 1명도 어지럼증을 호소해 치료를 받았다.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차량 72대가 모두 불에 탔고, 70여 대는 열손과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전기와 수도 공급 시설 파손에 따라 아파트 1,581가구 전체에 5일째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아파트 5개 동은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다. 이에 따라 138가구 421명이 집을 떠나 임시 대피소 7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인이나 친척 집, 숙박시설 등에 머물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 전기는 7일 오후에 임시 복구될 예정이며, 수도는 6일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집 안을 비롯한 아파트 내부에도 분진이 내려앉는 등 화재 흔적이 남아, 들어가려면 청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빼지 못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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