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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화 K팝 그룹 만들고, 드라마·애니 공동 제작... 한일 대중문화 협업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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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한국과 동등하게 마주 선 관계가 됐다. 활발한 문화 교류로 MZ세대가 느끼는 물리적 국경은 사라졌고, 경제 분야에서도 대등한 관계로 올라섰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한일 관계의 현주소와 정치 외교적 과제를 짚어본다.
1,600억 원 대 75억 원.
지난해 1년간 대(對)일본 음반 수출액과 일본에서 들여온 음반 수입액 수치다. 2016년엔 대일본 음반 수출액이 약 1,400만 달러(약 190억 원)였는데 불과 7년 만에 9배로 늘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음악 시장인 일본은 K팝 해외 시장 중 부동의 1위 국가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뉴진스 등이 소속된 국내 최대 기획사 하이브의 매출 구조를 보면 일본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는데 전체 매출 가운데 국내 비중이 36%, 일본 비중이 31%였다.
최근 들어선 K팝 기획사가 일본에서 현지인을 기용해 제작한 그룹인 JO1, INI, 엔팀 등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일본 오리콘 차트 연간 앨범 판매량 집계를 보면 상위 25위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개가 K팝 앨범이었다. 2위에 오른 세븐틴에 이어 높은 순위(4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CJ ENM과 일본 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이 합작한 일본 보이그룹 INI다. 두 회사의 합작사인 라포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또 다른 일본 보이그룹 JO1은 오리콘 상반기 결산 싱글 차트 5위에 오르기도 했다.
K팝에 이어 최근에는 트로트 장르도 일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MBN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의 포맷을 구입해 일본에서 ‘트롯걸스재팬’이라는 프로그램이 제작돼 화제를 모은 데 이어 TV조선은 ‘미스터트롯’의 일본판인 ‘미스터 트롯 재팬’을 준비 중이다.
언어를 매개로 해 한일 간 경계 지우기가 더딘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최근 들어 양국 협업이 크게 늘었다. 한국 드라마 업계 침체로 제작사나 배우들이 가까운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배우 채종협이 출연한 일본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가 선풍적 인기를 끈 데 이어 배우 하연수, 황찬성, 김무준 등이 일본 드라마에 출연했다. 한국 제작사 실버라이닝스튜디오와 일본의 콘텐츠 세븐은 쿠팡플레이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공동 제작하는 등 제작사 간 협업도 활발하다.
한국 웹툰도 세계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양국 간 문화 경계를 지우고 있다. 일본 웹툰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거래액 1,000억 엔을 넘겼고, 한국 웹툰 작품들도 일본 독자 사이에서 인기다. 특히 픽코마를 통해 공개된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일본에서만 6억5,000만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올 초 방영된 뒤 큰 인기를 모으자 곧바로 시즌2 제작이 결정됐다.
김헌식 중원대 사회문화대학 특임교수는 “일본 드라마 업계가 시장 침체기인 상황에서 한국 제작사와 협업해 세계 진출을 꾀하고 있고, 한국 방송사도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일본과 협업을 늘리고 있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적극적 협업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계가 외연을 확장하는 시도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적 국경이 사라진 문화 영토
일본이 무시 못하는 '큰 손' 한국
혐오 줄었지만, 역사도 잊힌다
갈등과 공존,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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