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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DNA 어디 가랴'...파리 올림픽 빛낸 스포츠 스타 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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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도 스포츠 스타 2세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고 있다. 부모의 특별한 DNA를 물려받은 선수들은 눈에 띄는 기량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일본 여자 축구대표팀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건 미국프로농구(NBA)의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딸인 트리니티 로드먼(22)이다. 일본은 3일(한국시간) 미국과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8강전에서 연장전 전반 로드먼의 결승골에 0-1로 패했다.
양 팀은 전후반 90분 득점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미국은 연장 전반이 지나고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로드먼의 왼발 슛이 골망을 흔들면서 승리해 4강에 올랐다.
로드먼은 외모부터 눈에 띄었다. 과거 코트의 악동으로 불린 아빠 로드먼을 떠올리게 하듯 핑크빛 헤어스타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빠와 달리 농구가 아닌 축구에 재능을 보인 그는, 지난 2022년 1월 미국 성인대표팀에 뽑혔고,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처음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역시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한 로드먼은 미국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며 남다른 DNA를 자랑했다.
로드먼의 활약으로 미국은 올림픽 5회 우승이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미국은 올림픽에서 4차례(1996·2004·2008·2012 대회)나 챔피언에 오른 여자 축구 강국이다. 오는 7일 캐나다를 승부차기 끝에 제압한 독일과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한국 대표팀의 윤지수(31)는 한국 야구 레전드 윤학길 전 롯데 코치의 딸로 유명하다. 2020 도쿄 대회 동메달 획득 당시 기쁨을 누렸던 윤지수는 이번 올림픽엔 유일하게 '맏언니'로 출전해 여자 사브르 단체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는 데 일조했다. 윤지수를 비롯해 올림픽 첫 출전인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함께했다.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프랑스를 완파한 한국은 4일 우크라이나와 결승에서 만났다. 한국은 초반부터 우크라이나에 앞서며 기세를 이어갔으나, 막판 우크라이나의 에이스 올하 하를란에 일격을 당하며 42-45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윤지수는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라고 밝힌 윤지수는 "후배들이 잘해줘서 멋있고 기특하다. 후배들과 함께 은메달을 가져가게 돼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윤 전 코치를 향해선 "아빠, 나 벌써 메달 2개 땄어"라며 활짝 웃었다.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원호(25)-정나은(29) 조는 16년 만에 한국에 메달을 안겼다. 이들은 준결승전에서 세계 2위 서승재-채유정 조와 접전을 펼치며 2-1(21-16 20-22 23-21)로 신승했다. 이 과정에서 김원호는 구토까지 하는 투혼을 불사르며 강한 정신력을 보였는데, 그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더욱 주목받았다.
결국 '모자(母子)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김원호는 결승전에 오른 뒤 엄마 길 감독을 떠올렸다. 김원호는 "어릴 때부터 엄마의 금메달을 보면서 (결승) 무대를 꿈꿨는데 정말 이뤄질지 몰랐다. 마지막 도전을 후회 없이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원호는 세계 1위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0-2(8-21 11-21)로 완패했지만 "올림픽 출전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앞으로 새롭게 준비해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기약했다.
골프의 안병훈(33)과 체조의 여서정(22)도 올림픽 스포츠 스타 2세로 유명하다. 안병훈은 1988 서울 올림픽 한중 탁구 커플 안재형, 자오즈민의 아들이다. 미국 USA투데이 스포츠는 최근 안병훈이 1988 서울 올림픽 메달리스트 부모에게 자란 성장 과정을 조명했다. 7세에 골프를 시작한 안병훈은 올해 미국 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5차례 오르며 세계랭킹이 상승,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딸인 여서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주목받았다. 3일 여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3.416점을 받아 8명 중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여서정은 이날 예선을 4위로 통과해 기대감을 높였으나, 결선에서 도마를 제대로 짚지 못했고, 착지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선 직전 오른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한 게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여서정은 경기가 모두 끝난 뒤 "부상 때문에 계속 긴장하면서 결선을 치렀다. 예선 때 잘했기에 기권하면 더 아쉬울 것 같아서 일단 경기를 뛰고 마무리 짓고 싶었다"며 "크게 안 다치고 올림픽을 마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여서정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도마 동메달을 획득해 아빠 여홍철과 함께 부녀(父女)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올해 한국 체조 사상 2연속 메달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이루지 못했다. 여서정은 2026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2028 LA 올림픽보다는 아시안게임을 먼저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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