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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하다 현장근무하다' 이틀간 불볕더위에 5명 사망

입력
2024.08.04 16:00
수정
2024.08.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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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2명 사망 포함, 온열질환 총 8명 숨져
3일 밭일하던 3명 추가 사망... 통계 미포함
지난해 혹서·혹한 심리상담 2,956건

2일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폭염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폭염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6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며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틀(2~3일) 사이 밭일하던 노인과 야외 현장에서 일하던 젊은 남성 등 5명이 잇따라 숨지자 당국은 한낮 논밭일과 현장 근무 자제를 재차 당부했다.

4일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3일 오후 2시 50분쯤 광주 서구에서 밭일하던 80대 노인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119소방대원이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하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이송했으나 사망했다. 이날 오후 4시 54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밭에서도 50대 여성이 숨졌다. 같은 날 오후 2시 5분쯤 경남 창녕군 창녕읍 한 길가에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는 상태의 70대 여성이 쓰러져, 119구조대가 출동했으나 사망했다.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농사를 위해 밭으로 나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일에도 오후 1시 8분쯤 경남 밀양시 부북면 한 밭에서 일하던 60대 여성 A씨가 쓰러져 결국 이날 저녁 사망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측정한 A씨 체온은 무려 41.1도에 달했고, 호흡과 맥박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겨 치료했으나 허사였다. 의료진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을 사인으로 추정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50분쯤에는 경북 포항의 한 골프장에서 1시간가량 측정 작업을 하던 3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끝내 숨졌다.

정부는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온열질환자가 총 1,390명 발생했고, 그중 8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이 통계에는 3일 발생한 광주·창원·창녕 사망자 3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추후 11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폭염이 앞으로도 계속돼 온열질환 환자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최고기온이 33도 내외인 극심한 폭염이 12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대본은 고령 농·어업인들이 무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 밭일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도록 시·군·구에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해에도 8월에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한 바 있다. 특히 폭염·폭우 등 자연 재난으로 인한 심리상담 건수는 역대 최고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의 '재난경험자 심리상담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 재난으로 인한 상담(4,395건) 중 혹서·혹한으로 인한 상담 건수가 2,9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여름철 이상기후에 따른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풍수해 상담 건수는 1,225건, 지진 관련 상담은 8건, 기타 자연 재난 관련 상담 건수는 206건으로 집계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혹서·혹한과 풍수해 상담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지난해가 무덥고, 비 또한 많이 왔다는 것"이라며 "재난 심리 상담은 재난을 겪은 대상자나 가족, 지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순 기자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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