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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결정전 향하는 '삐약이' 신유빈 "머리 비우고 다시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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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탁구 단식 4강에 진출한 '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이 준결승에서 2020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천멍(중국)에 패해 결승행이 무산됐다.
신유빈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중국의 천멍에 0-4(7-11 6-11 7-11 7-11)로 완패했다. 이제 신유빈은 3위 결정전을 통해 동메달에 도전한다.
세계 랭킹 4위로, 신유빈(랭킹 8위)보다 4계단 위에 있는 천멍은 예상대로 쉽지 않은 상대였다. 천멍은 앞서 2020 도쿄 대회 때도 단식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며 2관왕에 오른 강자다. 신유빈은 지난 3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단식 8강전에서 천멍에 1-4로 패해 이날 설욕을 별렀지만, 천멍은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긴장한 듯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시작한 신유빈은 이날 3게임을 내리 내주며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공이 네트에 걸리는, 평소 잘 하지 않는 실수를 연발해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2세트에선 긴장이 풀린 듯 먼저 3득점을 올리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 듯했지만 역전패 당했다. 세트스코어 0-2로 뒤지는 상황에서 시작된 3세트에서는 4연속 득점을 올리며 천멍을 바짝 추격해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천멍의 벽은 높았다. 마지막 4세트까지 내준 신유빈은 아쉬운 듯 탄식을 내뱉으며 돌아섰다.
신유빈은 이제 메달을 향한 마지막 한 판만을 남겨뒀다. 파리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준결승전을 이겼더라면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결승행 무대를 밟을 수 있었으나 천멍에게 막혀 아쉽게 새 역사의 꿈이 좌절됐다. 다만, 마지막 경기를 잡고 동메달을 따내면 2004 아테네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경아 이후 20년 만의 여자 단식 메달리스트로 기록된다.
신유빈은 경기 후 "상대의 실력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상대가 워낙 강하게 버티다 보니까 범실이 많이 나와 아쉽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잘 쉬면서 머리도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남은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준결승을 마친 뒤 오광헌 감독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 신유빈은 "경기 내용은 좋았는데 상대가 빈 곳을 계속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내용은 좋았으니까 다음 경기 잘 준비해서 다시 시작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0-4 완패를 당한 것에 분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분하다기보다 아직 경기가 남아 있으니까 더 냉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동메달 결정전은 한국시간 기준 3일 오후 8시 30분 열린다. 상대는 하야타 히나(일본)로, 신유빈은 8강전 히라노 미우에 이어 또 한 번 한일전을 치르게 됐다. 세계 랭킹 5위에 올라 있는 하야타는 히라노, 이토 미마와 함께 일본 '황금세대 3총사'로 불리는 선수라 쉽지 않은 한 판이 될 전망이다. 신유빈은 "(올림픽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며 "나머지 한 경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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