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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넘었더니 '침체'... 증시 발작, "빅테크 의구심이 근원"

입력
2024.08.02 17:30
수정
2024.08.05 12:3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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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내 증시 급락 배경 및 전망]
고용 지표 악화 '침체' 부각했으나
"단언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와
"'증시 주도주' 빅테크 균열이 본질
조정 장세 지속, 방어적 운용해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및 기술주 하락 여파에 코스피가 2달 만에 2,700선이 무너진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미국 경기침체 우려 및 기술주 하락 여파에 코스피가 2달 만에 2,700선이 무너진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2일 양대 증시가 4% 안팎 급락한 것은 ①고용 지표 둔화로 인한 침체 우려가 계기가 됐다. ②증시 상승세(랠리)를 주도했던 빅테크 종목이 '플러스알파'를 보여주지 못하며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이면의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 내린 2,676.19로 마감, 종가 기준 6월 5일(2,689.5) 이후 약 60일 만에 2,700선이 깨졌다. 코스닥지수 종가는 779.33으로 무려 4.2% 하락해 800선이 깨진 것은 물론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침체 가능성에 반응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올 들어 가장 낮은 46.8로 집계된 것은 물론, 세부항목인 제조업 고용지수가 전월의 49.3에서 43.3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팬데믹 때인 2020년 6월(42.1) 이후 최저치다. 이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고용지수마저 시장 예상(+17만5,000여 명)보다 크게 낮은 11만4,000명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용 악화 → 경기침체' 논리에 불이 붙었다.

2일 코스피지수 및 주요 종목별 낙폭. 그래픽=송정근 기자

2일 코스피지수 및 주요 종목별 낙폭. 그래픽=송정근 기자

주목해야 할 것은 침체 우려로 인한 투심 악화를 빅테크 종목이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공지능(AI) 혁명'을 앞세운 빅테크의 승승장구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 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실적 발표 이후다. 알파벳은 2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지만 'AI 투자액이 미래 이익 대비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급락했다.

빅테크 평가 잣대가 높아진 것도 문제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중화권 매출 실망감에 시간외에서 등락을 거듭했고, 아마존과 인텔은 시장 예상보다 낮은 실적에 급락했다. 이날 국내 시장에서 SK하이닉스(-10.4%)와 삼성전자(-4.2%)가 폭락한 것도 이 같은 의구심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결과로 풀이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금리를 내리더라도) 공격적인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합치된 의견)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미래 가치만을 반영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됐다"고 이날 급격한 낙폭을 설명했다. 앞서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미국 물가 상승률이 더디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분기당 1회 인하를 예상했다.

'침체라고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변동성의 근간에 빅테크가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가 침체로 연결되는 고리인 신용위험은 (미국에서)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장단기 금리 역전이나 실업률 등 (전통적인) 침체 지표들이 팬데믹 때 뒤틀어지면서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경제 활동 중단(락다운), 대규모 현금 지급, 양적완화 등 유례없는 사건을 겪으며 경제 지표 형성 논리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주장이다.

'빅테크 쏠림 완화'는 지속될 여지가 커 시장 대응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 컨센서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피는 조정 압력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보기술(IT) 비중을 축소한 방어 운용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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