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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Y 염색체' 선수 만난 伊 여성 복서 46초 만에 '눈물의 기권'

입력
2024.08.02 07:30
수정
2024.08.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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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칼리프 주먹에
카리니 "코에 강한 통증"
"다른 여성도 희생될 것"
전 세계 복싱 팬들 비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복싱 66㎏급 16강전에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왼쪽)가 XY 성염색체를 가진 알제리 출신 이마네 칼리프를 상대로 46초 만에 기권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복싱 66㎏급 16강전에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왼쪽)가 XY 성염색체를 가진 알제리 출신 이마네 칼리프를 상대로 46초 만에 기권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경기에서 이탈리아 출신 복서가 링 위에서 'XY 염색체'를 가진 알제리 선수를 만나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패 했다. 알제리 선수는 대회 시작부터 '성별 논란'이 불거졌던 인물이다. 이번 경기 결과로 대회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복싱 66㎏급 16강전에서 이탈리아 출신 안젤라 카리니는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를 상대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얼마 안 돼 카리니는 칼리프의 주먹에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당했다. 그 충격으로 카리니는 왼손을 들어 경기 중단을 요청한 뒤 이탈리아 쪽 코너로 갔다.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를 만난 카리니는 고개를 내저었다. 도저히 경기를 이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카리니는 결국 기권을 선언했다. 바닥에 주저앉은 그는 눈물을 흘리며 분한 듯 무릎을 쳤다. 카리니는 경기 직후 "조국을 위해 항상 충성을 다했다. 이번에는 더는 싸울 수 없었기 때문에 경기를 포기했다. 코에 강한 통증을 느껴서 더 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여자 복싱 선수 안젤라 카리니(오른쪽)가 취재진에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를 상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엑스(X) 화면 캡처

이탈리아 여자 복싱 선수 안젤라 카리니(오른쪽)가 취재진에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를 상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엑스(X) 화면 캡처

카리니가 압도된 이유는 칼리프의 우월한 신체 조건 때문이다. 칼리프는 XY 성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학적으로 XY 염색체는 남성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칼리프는 상대적으로 남성적인 골격을 가졌다. 칼리프는 이런 이유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칼리프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칼리프 뿐만 아니라 대만의 린위팅도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로서 여자 복싱에 참가했다.

伊 총리도 "남성 유전자 선수 출전 안 돼" 비판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이탈리아에서는 정치권까지 나서 대회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체육부 장관은 "스포츠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선수 안전은 물론이며 공정한 경쟁에 대한 존중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카리니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까지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 복싱 팬들은 칼리프의 출전을 허용한 IOC를 성토했다. 한 누리꾼은 엑스(X)에서 "IOC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지금 개입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여성이 희생당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내 복싱 팬들도 "여성 경기에 출전해서 승리를 따내려는 칼리프에게 올림픽 정신이 있긴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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