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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거취'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나… 韓 "인선은 제 권한"

입력
2024.08.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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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일괄 사퇴 요구에 '침묵' 시위
한동훈 "당 변화 요구 당심 민심 따라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친윤석열계' 정점식 정책위의장 거취를 둘러싼 국민의힘 당내 갈등이 당정 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지난달 30일 회동 이후 정책위의장 교체로 가닥을 잡는 듯했으나, 당사자인 정 정책위의장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다. 여권 내부에서는 대통령실에서 정책위의장 인선을 당정 관계의 가늠자로 판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대표는 정책위의장 교체에 의중이 실려 있다. 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 대표는 '정 정책위의장 버티기에 윤 대통령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인선은 제 권한이다"며 "저는 우리 당이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신속히 보여달라는 지난 전당대회의 당심과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체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전날 임명직 당직에 대한 일괄 사퇴를 요구했고, 이를 수용한 듯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사무부총장·여의도연구원장 등이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에 참석해 "오늘은 발언하지 않겠다"며 거취 압박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최고위가 끝난 뒤 '당직자 일괄 사퇴' 요청을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사퇴를 고민했느냐'는 질문에도 "고민할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지난 2월 부인상을 당했는데, 당시 윤 대통령이 경남 통영까지 찾아가 조문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이 때문에 한 대표와 대통령실 간 당정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정 정책위의장은 갈등을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대통령실과 논의 없이 행동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호흡을 맞추는 모양새를 보여줬으나, 내심 한동훈호(號) 출범 초기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가 정책위의장 인선에 담겨 있다는 얘기다. 실제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전날 저녁 한 대표를 만나 정 정책위의장 유임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이런 분위기에 한 대표가 정 정책위의장을 유임시킬 경우 임기 초반부터 리더십에 결정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일단 정 정책위의장에게 사퇴할 시간적 여유를 주면서 교체 명분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자칫 '경질'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 추경호 원내대표 등 친윤계들이 장악하고 있는 원내지도부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책위의장 임명은 당헌당규상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정치적 부담도 크다.

다만 한 대표의 결단 시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이날 '정 정책위의장 사퇴 시한을 언제까지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일괄 사퇴를 요청한 지) 얼마 안 됐다. 우리 당이 필리버스터라든가, 특수한 정국을 겪고 있지 않나"라며 "이런 상황도 인사 시기를 정하는데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 대표는 2일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직전 지도부 인사들과 오찬 회동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정 정책위의장 거취에 대한 입장 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김도형 기자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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